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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10-15 18:04
[인터뷰] 세종대 “김태훈”교수 "현장은 교육의 기본" 연극 "벗꽃동산" !!
[뉴스브릿지=최정복 기자] 연극 “벗꽃동산”의 가예프 역으로 출연하는 세종대 “김태훈”교수와 인터뷰를 나눠보았다 !



“예술교육이 현장과 격리된 구태에 머물러 있어서는 안된다. 무대와 강의실은 밀접하게 관계하고 있어야 한다”고 설명하는 세종대학교 공연예술대학원장 “김태훈”교수가 안톤체홉의 명작 “벚꽃동산”에 출연한다. 세종대 “김태훈”교수는 다른 교수들과는 다르게 많은 연극에 본인 스스로 출연을 한다는 점이다. 사실 연출로서 혹은 교수로서 굿이 연극에 직접 참여를 하지 않아도 되는 여건에도 “김태훈”교수는 여전히 공연 무대에 직접 올라서는 이유를 인터뷰 하였다.




Q 연극 “벗꽃동산”에서 맡은 역할과 공연에 대한 소개?

연극 “벗꽃동산”은 러시아의 대문호 안톤 체홉의 작품으로 국내에는 특히 ‘갈매기’라는 작품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벗꽃동산’은 체홉의 마지막 작품이다. 작품의 줄거리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벗꽃동산’을 가지고 있던 러시아 귀족가족이 실리적인 관리를 하지 못해 자신의 동산을 경매로 넘기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몰락하는 귀족과 신흥세력에 대한 이야기이며 ‘과거와 미래’에 대한 이야기이다. 귀족가족에게 있어 자신들의 고향이고 삶이며 영혼인 동산과의 이별은 안락했던 과거와의 이별이며 적응되지 않는 새로운 미래와의 조우를 의미하고 있다. 특히 작품의 마지막에 모두들 동산과 집을 떠나고 나서 사람들에게 잊혀진 이집의 아주 오래된 하인 ‘피르스’가 집 안쪽에서 나타나 한평생을 살았으나 산 것 같지가 않다고, 스스로를 바보라고 자책하며 죽어가는 모습을 통해 새로운 세기에 대한 인류의 발전과 인간 삶의 본질에 대한 것을 체홉은 말하고 있다.

연극 “벗꽃동산”에서 ‘가예프’라는 역할은 “러시아 초연 당시, 현재 세계현대 연기론의 아버지라 일컫는 ‘스타니슬라브스키’가 초연을 맡아 공연하여 호평을 받은 역할이어서 더욱 영광스럽기도 하고 부담스럽기도 하다”고 말하는 “김태훈”교수는 “그동안 체홉 작품을 많이 접해보았고 또 역할도 나와 비슷한 면이 많이 있다고 생각하여 어렵지 않게 생각했는데 지금은 너무 어렵고 초연당시 그냥 ‘스타니슬라브스키’가 이 역할을 맡은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며 특별히 작품의 중요사건에 관여하지 않으면서도 또 없으면 극이 진행이 되지 않는 정말 있는 듯 없는 듯해야 하는 인물로 지금까지 해왔던 역할들과는 많이 다른 인물 배역이다”라고 덧붙여 이야기 하였다.




Q 작품에 참여하게 된 동기는?

 작년 가을에 극단 맨씨어터와 체홉의 <갈매기>를 공연했었다. <갈매기>는 내가 연출을 하기도 하고 연기를 하기도 하고 또 학생들 워크숍 지도까지를 포함해서 약 50번쯤 해본 작품일거다. 그런데 극단의 “우현주”대표가 <갈매기>의 ‘도른’을 하자고 연락이 왔다. 처음에는 조금 조심스러웠지만 ‘우’대표를 만나보고 흔쾌히 응했다. 도른이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작품 내에서 관찰자 같은 인물이어서, 나 또한 내 삶을 관조하고픈 의미에서 기꺼이 참여했다. 그때 “오경택”연출가와 “박호산, 정수영, 박해수, 전미도”등의 배우들을 만났는데 너무 즐겁게 작업을 했다. 작품도 기존의 <갈매기>에 대한 인식을 바꿀 만큼 새롭게 잘 형상화 되었다. 무엇보다 연출자 오경택과 제작자 우현주의 힘이 컸으며 이 멤버라면 좋은 작품을, 아니 재미있고 즐거운 작품을 할 수 있겠다는 믿음이 생겨 연극 “벗꽃동산”을 멤버들과 함께 준비하게 되었다. 특히 “오경택”연출과 함께 지난여름, ‘체홉’이 살았던 모스크바 근처의 멜리호보를 방문하여 ‘체홉’이 어떻게 살았는지, 어떤 환경에서 글을 썼는지, 무엇을 고민했는지 등을 샅샅이 둘러보았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역시 체홉의 ‘인간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었다. 그가 살던 방과 글을 쓰던 서재 그리고 그가 산책하던 호숫가에는 그가 인간에 대해 얼마나 많은 연민과 사랑을 가지고 있었는지가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그래서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은 혹 그가 악인이든 천민이든 그럼에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본질을 담고 있다. 연극 “벗꽃동산”의 무대에 그런 인물들이 구현되리라 기대한다.




Q 이번 작품 “벗꽃동산”이 내년에 러시아 연극 페스티벌에 참가한다고 하는데?

내년 2013년은 아까 말한 현대 연기론의 아버지라 일컫는 ‘스타니슬브스키’ 탄생 150주년이다. 아마 현대의 세계 모든 연출가와 배우들 그리고 현대 연기이론과 훈련법, 메소드 등은 모두 스타니슬라브스키에서 출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미국의 리스트라스 버그 영국의 피터부룩 등 모두 자신의 연기법과 연출론의 시작을 스타니슬라브스키로 들고 있는 것이다.
모스크바 시대 중앙에는 스타니슬라브스키가 만들고 말년까지 일했던 “스타니슬라브스키 극장”이 있는데 여기에서 내년에 ‘스타니슬라브스키 연극 페스티벌’을 개최하며 이 페스티벌에 우리의 “벗꽃동산”이 초청되어 공연 한다. 러시아 내의 ‘모스크바 예술극장, 말리극장’과 미국, 일본, 중국, 체코 등에서 작품을 가지고 참가한다고 들었으며 이번 페스티벌은 경연대회는 아니고 스타니슬라브스키 탄생을 기념하여 스타니슬라브스키가 연출하거나 연기했던 레퍼토리만으로 세계 각지에서 이름 있는 극단들이 모스크바 ‘스타니슬라브스키 극장’에 모여 연극축제를 여는 것이다. 여러번 내한공연을 통해 국내에도 익히 알려져 있는 극단 ‘유고자파드’의 발레리발랴코비치가 ‘스타니슬라브스키 극장’의 예술 감독으로 취임하였는데 이 페스티벌을 준비하면서 한국 극단을 초청하고픈 의사를 밝혔고, 작년 ‘갈매기’ 공연을 통해 인정을 받은 “오경택”연출가의 이번 작품 “벗꽃동산”이 선정되게 되었으며 내년 2월 초에 모스크바 ‘스타니슬라브스키 극장’에서 공연하게 되어있다.




Q 교수직을 수행하면서 올 한해 “죄와 벌, 인형의 가, 시라노”외 “벗꽃동산”까지 네 번째 작품인데 들지 않은가?

시간적으로 육체적으로 힘든 건 사실이다. 현재 대학에서 공연예술대학원장이라는 중책의 보직도 맡고 있어서 하루 일과를 열거하면 정말 경황이 하나도 없다. 아침에 보직 회의, 학과회의 수업, 면담, 오후에는 연극연습 밤에 대본읽기, 서류정리 등등 하지만 내가 러시아에서 유학할 때 나의 모든 은사님들은 현장에서 유명한 배우였고 연출이었고 극장의 예술 감독이었다. 러시아는 현장과 교육이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으며 특히 예술에 있어 현장과 격리된 교육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전공이 연기교육이다. 현장에서 활용되지 않는 또는 현장의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 연기교육은 쓸모가 없다. 졸업한 제자들에게도 작품이 없어 쉬더라도 항상 연기 감각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고 기본을 잃지 말라고 가르친다. 나 또한 수업을 통해 기본과 정석을 일깨우고 이것이 현장에서 어떻게 유용되는지 스스로에게 자문한다. ‘현장의 살아있는 감각을 학생들에게 전달하는 교수, 초심의 충실한 기본을 현장의 무대에 정직하게 구현하는 배우’가 내가 꿈꾸는 나이다. 연극작업과정이, 창작 작업과정이 고통스러운 것은 사실이지만 무대에 서 있는 그 순간 난 살아있음을 느낀다. 그 순간 난 정말 행복하다.


Q 이번 제33회 서울 연극제에서 “인형의 가”로 연기상을 수상하였는데 소감은 ?

감사한일이다. 연극제에 참가한 많은 작품들 많은 배우들 중 내가 제일 뛰어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오랫동안 성실히 연극작업을 한 것을 인정해준 듯하다.
연기교육자의 입장에서 특히 연극은 매우 겁나는 것이 사실이다. 영화나 방송드라마와 달리 관객의 평가가 바로 직접 배우에게 전달되기 때문이다. 10여년전만해도 교수로서 무대에 선다는 것은 현장과 교육계에서 익숙하지 않았다. 바로 이 평가가 두려웠기 때문이다. 특히 제자들이 보고 그 반응을 직접 보이는 것이 당시 분위기로서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난 앞서 말했듯 현장과 교육계가 밀접하게 연계되어있는 환경에서 연기교육을 받았다. 물론 나또한 무대에서 연기를 하고 난 후 제자들의 평가가 제일 염려된다. 허지만 두려워하지는 않는다. 자신이 있다는 것이 아니라 실수한 것은 한 것대로, 문제가 있는 것은 있는 대로 나의 공연을 본 학생들과 같이 토의한다. 그리고 학생들의 질책도 받고 인정할 것은 인정한다. 기본의 원리와 현장의 변화를 함께 고민하는 것이다. 학생들에게도 늘 강조하는 것이 ‘연기실기교육을 받은 것이 연기를 잘하게 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연기를 올바르게 하는 것을 습득하는 것이다. 연기를 매력 있게 잘하는 것은 이제 기본기를 갖춘 이후 자신들의 몫이다.




Q 현재 배우 외에도 교수, 연출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본인에게 가장 잘 맞는 직업을 하나 뽑으라면 ?

인터뷰를 하면 많이 받는 질문이지만 어느 하나를 선택하기는 어렵다. 특히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에는 큰 매력이 있다. 어린 배우가 점차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보고, 훗날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다. 그리고 연기전공의 학생들을 가르칠 때도 사회적 공인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인격체로 양성하기 위해 더욱 노력한다. 소위 말하는 '개념배우'가 될 수 있도록 밑거름부터 수양을 시키는 것이다. 자신의 얄팍한 재능만 믿어서는 안 된다. 더 중요한 것은 인성이고 특히 연극이든 영화든 우리의 작업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럿이 함께 하는 것임을 늘 강조한다. 함께 조화하면서 자신의 색깔을 내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프로덕션 구성과 배우를 캐스팅하는 데 있어 이점은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 작업을 하는 과정뿐 아니라 결국 어느 배우의 연기는 관객들에게 많은 감동과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인성이 되지 않은 배우, 오직 자신만을 뽐내려는 배우, 이기적인 연기자는 결코 좋은 배우가 될 수 없고 관객들을 생각해서라도 그래서는 안 된다. 배우가 철학을 잃고 단순한 오퍼레이터(기능인)가 될 때 이미 예술이 혼은 그 배우를 떠나는 것이며 그러한 배우가 오래 갈수 없음은 자명한 일이다. 나 또한 무대에서 그리고 강단에서 철학을 가진 배우, 교수가 되고자 노력한다. 근래에는 제자들이 많이 성장하면서 좋은 배우가 되기도 하고 교수가 되기하고 또 어떤 제자들은 나를 모델케이스로 삼아 공부한다고 한다. 곧 가르치면서 무대에 서고 싶다는 것이다. 그것 또한 국내에서 “김태훈”만의 길을 제시하는 것 같아 기분 좋은 일이다.




Q 향후 계획과 앞으로 이루고자 하는 꿈이 있다면 ?

이번 작품 끝나면 학생들의 졸업 작품 ‘어느 계단이야기’에 매달여야 한다. 작품이야 학생들이 만드는 거지만 졸업을 앞둔 아이들이기에 많은 시간을 함께 하고 싶다. 나 졸업할 때를 생각하면 학생들이 얼마나 고민이 많을까 짐작되고 남음이 있다. 그리고 그들이 현장에 잘 안착 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나의 중요한 역할 중의 하나이다. 이후 연말에는 연극 ‘러브레터’를 하기로 했다. 아마 그 작품이 올해 마지막 작품이 될 듯하다. 개인적으로 얼마 전 세상을 떠난 나의 아내와 나의 이야기와 비슷한 내용인 이 작품은 남자와 여자 두 사람의 이야기인데 예전에 공연을 보고 너무 감동을 받았기에 매우 기대된다. 꿈이 있다면 국내뿐 아니라 세계 배우들을 위한 '김태훈 액터 스쿨'을 만드는 것이다. 언어에 구애받지 않고 표현할 수 있는 훈련법을 개발하고, 연기교육 까지 트레이닝 시스템을 개발해 세계의 유명 배우들과 연기초보자들이 찾아와 훈련하는 김태훈 액터 스쿨을 만들고 싶다. 우리가 언제까지 연출법과 연기법 배우러 외국으로 유학 갈 것인가? 이제 우리의 문화컨텐츠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시대이다. 따라서 세계 연기교육의 요람으로서 한국, 현대 연기 메소드의 메카로서 대학로를 만드는 데에 기본 밑거름이 되고 싶다.

교수 겸 배우로서 자신이 가고 있는 길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세종대 “김태훈”교수는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과 자신이 연기하는 작품에 대한 애착심 그리고 한국 문화예술 컨텐츠에 미래가 있다고 설명하며 안주하는 교육자가 아닌 발로 뛰고 몸으로 보여주는 살아있는 교육자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현장은 교육의 기본”이란 말처럼 현장과 교육을 넘나들고 있는 “김태훈”교수가 출연하는 연극 “벗꽃동산”은 10월 12일부터 28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한다.

[약 력]
세종대학교 공연예술대학원장
영화예술학과(연기예술)교수
극단 (혼) 대표 / 한국 연극협회 이사
[수 상]
2004 제25회 서울연극제 연출상수상(안녕 모스크바)
2012 제33회 서울 연극제 연기상 수상 (인형의 가)
2009 시사저널 선정 한국의 대표 300인중 연극부문 2위
2008 2인극 페스키벌 작품상 수상 (갈매기의 중독괸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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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복 기자 malahide7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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