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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09-20 17:15
오랜만에 만나는 수작! 연극 [난 집에 있었지 그리고 비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지]
[뉴스브릿지=최정복 기자] 연극 [난 집에 있었지 그리고 비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지]이 국립극장 별오름에서 많은 기대 속에 공연을 시작하여 관심을 끌고 있다!






공연이 시작되면 장녀(문형주)가 “난 집에 있었지 그리고 비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지...” 라며 긴 독백을 시작한다. 그리고 차례대로 다섯 여자가 등장을 해서 사랑하는 그를 기다리느라 잃어버린 시간과 상실감과 그가 돌아 왔을 때 기대했던 이야기들이 아닌 그냥 쓰러지듯 잠들어 버린 그를 향해 차분하고 느릿느릿 한 템포로 풀어내기 시작한다.

이 연극은 마치 독백 같은 그녀들의 시적인 대화 속에서 충분히 인물들의 내면을 표현하고 각자가 상상하고 있는 또는 욕망 하고 있는 사랑하는 그에 대한 이야기가 마치 콜라주처럼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다. 이 공연은 흔히 볼 수 있는 드라마틱한 갈등구조나 사건은 없다.



오랜 전 아버지와 싸우고 집을 나간 아들이 어느 날 저녁에 갑자기 돌아오고, 집에 오자마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쓰러져 방에서 내내 잠을 자고 있다는 것 말고는 어떤 사건도 일어 나지 않는다. 이 집의 장녀이자 노처녀 선생은 “기다리는 것 밖에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잃어버린 그 모든 세월”이라고 얘기 하고 어머니는 “일찍 늙어버린 젊은이”가 되어 버린 아들이 아무 말 하지 않고 누워만 있는 것에 절망하며, 차녀는 “빨간 옷을 입고 무도회에 나가 남동생과 춤을 추고 싶었다”라고 하고 막내는“오빠는 자기가 너무 어린 나이에 떠났으며 아무도 자신의 존재를 그동안 인식하지 않고 있었지만 아버지와 오빠가 일으켰던 폭력을 기억 한다”라고 말한다.
이들은 가출한 뒤 소식도 한번 도 전하지 않은 ‘그’에 대해 그 동안 ‘그’ 만 기다렸던 가족이 살았던 삶에 대해 멸시 하는 것이라고, 그것은 범죄라며  비난하며 억울해 하기도 한다.

이 연극에서는 아들의 존재는 등장하지 않지만 다섯 여자들의 삶에 가장 중심 부에 존재 하며 그녀들의 삶을 압박해 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무대에는 마치 그녀들을 옥죄는 듯한 투명한 관들이 서 있다. 이 관들은 마치 그녀들이 이 집에서 머물면서 넘지 못했던 창살 같기도 하고 폐쇄적인 그녀들의 삶을 상징 하고 있다.





연극[난 집에 있었지]는  텍스트 위주의 낯선 모호함들을 배우들이 호소력 있게 깊이 관객들의 마음속에 파고들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가장 나이 많은 여자 役의 이승옥이 서있다.  그녀는 구심점을 단단히 쥐고 칠순의 나이가 무색할 만큼 에너지를 쏟아 낸다. 이승옥은 시 적 언어중심의 이 공연에서 캐릭터의 호소력 있는 내면 연기의 앙상블을 구축하고 있는 큰 역할을 하고 있으며  공연 내내 역동적인 동작도 없고 감정에 대한 표출이 크지 않지만 그녀가 차분하게 내 뱉는 호흡과 목소리에서 그 동안의 기다림 속에서 자신이 얼마나 파괴 되었지를 보여 주고 있다. ‘역시 대한민국 간판 배우’라는 수식어가 빛나고 있는 것이다.  그녀는 배우로서의 활동 뿐 아니라 한국여성연극협회 회장으로 활동 하면서 내년에는 한국여성극작가전 을 준비 하고 그녀의 에너지가 얼마나 대단한지 보여 주고 있다.

다섯 명의 여자들의 욕망이 돋보이는 연극 “난 집에 있었지”는 10월 7일까지 국립극장 별오름에서 공연 되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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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복 기자 malahide7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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