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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11-26 13:44
[월/칼럼] 박상하 교수의 연기 컬럼 - 역할로 들어가자 !!
백 열 다섯 번째 이야기 - 장면연극 29
....................................................................박 상하(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기과 교수)

- 연출가는 누구이며, 무엇을 하는 사람입니까? 교육자가 학생들을 쳐다보며 묻는다.
- 공연을 책임지고 있는 선장과 같은 사람입니다. 정태가 말한다.
- 가정으로 말하자면 아버지와 같은 역할을 하는 사람입니다. 현정도 가세한다.
- 배우와 스태프를 연결해 주는 고리같은 역할을 하는 사람 아닐까요? 문숙도 한마디 거든다.
- 자신의 예술세계를 배우와 스태프의 도움을 받아 완성하는 또 다른 연극예술가입니다. 승욱도 자신의 생각을 피력한다.

- 오케이! 한 편의 공연을 작품화하는 데 있어서 우리는 크게 두 개의 군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즉, 배우와 스태프가 그것입니다. 연출가는 스태프에 속하는 사람이며, 스태프를 총괄하는 총사령관입니다. 그러나 그의 주요한 임무 중 하나는 작품을 형상화하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즉 배우가 인물을 형상화하여 작품에 조력한다면, 그는 인물형상, 무대형상, 조명형상, 의상형상, 소품형상, 음악형상 등을 통해 작품을 형상화하는 사람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요소들 중에서 그에게 있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인물형상화 작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인물형상화를 통해 그 외의 모든 형상은 조력한다고 봐야합니다. 인물형상은 배우의 고유 권한입니다.

이것은 배우에게 있어서 권한과 아울러 책임 또한 부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인물형상에 게으르거나, 능력이 부재하다면 연출가로서는 가히 답답하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이러한 의미로 보건대 연출가의 고유권한인 캐스팅 작업은 실로 중요하면서도 까다로운 일입니다. 그렇다면 배우와 연출가는 다른 기능을 가지고 있는 하나의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는데, 그것은 바로 인물형상화에 관한 권한과 책임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배우의 인물형상은 지극히 개인의 문제인 듯하지만, 사실은 작품을 위해 다른 인물형상 또한 고려의 대상이 되어야 합니다. 영리한 배우라면 능히 이것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연출가에게 있어서 인물형상화 작업은 애시 당초 작품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에 대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는 작품을 조율하고, 구조화시켜 비젼을 제시하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연출가라는 예술가의 등장은 비교적 최근입니다.

아주 오래전에는 연극작업에 있어서 경험 많은 사람이 이 역할을 대신했습니다. 당시 연출적인 역할을 맡은 사람은 배우로도 참여했습니다. 그러다가 작품을 더욱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형상화시킬 필요가 있었을 겁니다. 아마 시대상황 또한 그의 출현에 막대한 영향을 주었을 겁니다. 그리하여 작업에 참여한 배우 중에서 날카로운 작품해석과 인물분석, 작품의도를 제시하여 작품의 비젼을 명확하게 전달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전면에 나섰습니다. 그는 작품을 위해 모든 요소들을 방향 잡게 하거나, 인도하거나, 제시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이 사람을 우리는 연출가(direct+or)라고 부릅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직업으로서의 그의 등장은 불과 100여 년 전이었습니다. 방금 말했던 것처럼, 그의 기능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인물형상에 관여하여 조율하고 구조화시키는 일입니다. 인물형상은 배우의 주요 임무이기도합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관점에서 배우와 연출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를 해 봐야 합니다. 배우에게 있어서 그는 누구입니까?
- 작품을 위한 동반자입니다. 무신은 답변한다.
- 인물형상을 위한 조력자이기도 합니다. 소희가 손을 들어 대답한다.

- 동의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근래에 이르기까지 그는 실질적인 작품의 경영자, 운영자로 자처하여 전제군주로 군림해 왔습니다. 그래서 배우의 창조 작업을 계산하는 일로 전락시키거나, 인형과 같은 도구로 다루어 왔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배우의 창조 작업 과정을 몰라도 한참 모르는 무지한 일입니다. 나는 과거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연출가의 공연을 수도 없이 봐왔습니다. 공연 형상을 위한 외적 환경에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지만, 무대에서 배우가 투명인간이 되어버린 것에는 더욱 놀랐습니다. 그것은 연출의 비전이 너무나도 선명하게 곳곳에서 드러나 배우가 없어져 버렸던 것입니다. 연출의 비전은 배우를 통해 드러남이 지극히 당연합니다.

연출의 비전은 배우라는 사람을 통해 녹녹히 스며들어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한 편의 공연은 연출이 무대에 전면으로 나서는 것이 아니라, 배우를 통해, 배우에 의해, 배우로 하여금 표현되어져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연출의 작업 중 가장 중요한 일은 인물형상화를 위해 배우와의 의사소통이고, 배우의 몸 언어와 공유하는 것으로서의 올바른 제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배우의 기술에 대한 언어를 공유하는 것이야말로 그에게 있어서 최대의 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할 때 연극이 앙상블예술로 가는 길목에 있을 것입니다.


2013. 11. 25.

연기과 박 상 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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