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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11-11 10:20
[월/칼럼] 박상하 교수의 연기 컬럼 - 역할로 들어가자 !!
백 열 세 번째 이야기 - 장면연극 27
....................................................................박 상하(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기과 교수)

- 다음 학기에 여러분들과 졸업공연을 위해 작업을 같이 할 연출가 선생님이 찾아 오셔서 잠시 갔다 왔습니다. 이것에 대해서는 잠시 후에 다시 얘기하겠습니다. 우선 오늘 공개 발표한 것에 대해 총평과 개평을 해봅시다. 우선 첫 번째 공개 발표인 승욱과 무신의 <고도를 기다리며>는 수업시간에 보여주었던 것보다 한층 해결된 면이 많았습니다. 동물관찰을 통한 인물의 외형 찾기와 실행은 더욱 구체적으로 형상화되었으며, 이것으로부터의 말, 행동 또한 명확하고 군더더기가 없는 것으로 변모했습니다. 사이와 포즈, 침묵은 그들의 내면을 들여다보게끔 하기에 충분했으며, 이후의 행동 교류는 우리들의 주의를 한순간도 흐튼 데로 돌리지 못하게 했습니다. 결국 그들의 무의미한 듯 한 게임과 놀이는 어떤 상징과 비유를 내포하기에 이르렀다고 판단합니다. 작가 베케트의 의도를 배우로 몸짓으로 입체화시킨 수작이었습니다. 해서 나는 <고도를 기다리며>를 다음 졸업공연의 레파토리로 포함시키고자 합니다. 물론 블라지미르와 에스트라공 그리고 또 다른 배우, 럭키와 포조, 소년이 필요합니다.

- 무신은 손을 들고 질문한다. 그러면 졸업공연은 몇 개가 되는 겁니까?
- 졸업공연은 2~3개로 진행될 것입니다. 어떤 선생님이 연출을 하실지, 어떤 학생들이 무슨 작품에 참여할지는 선생님들 간의 논의가 이루어진 뒤에 결정될 것입니다. 아마도 졸업공연 중 하나는 내가 연출로서 참여할 것입니다. 그리고 나머지 한두 개는 다른 연출선생님께서 맡게 될 것입니다. 교육자의 답변에 학생들은 웅성거린다.

- 로르카의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에서 문숙과 현정의 인물형상화는 수업시간보다 훨씬 견고해졌다고 판단됩니다. 아쉬웠던 점은, 수업시간에도 몇 번 언급했던 것처럼 인물의 전사(前史)에 대한 크기와 정도가 자신들로서 다소 이해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말이 약간은 느슨하거나 그냥 내뱉는 꼴이 되어버렸습니다. 텍스트의 글자를 내 것으로 명확하게 이해하여 말행동으로 만든다는 것은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에서는 결코 쉽지 않습니다. 세 번째 <오델로>에서 기주와 소희의 발표는 나무랄 데 없었다고 평가됩니다. 거무스름하게 분장한 오델로역의 기주는 분명 분장의 도움을 받아 인물형상화를 성공적으로 이루었고, 데스데모나역의 소희 또한 마찬가지라고 생각됩니다. 특히 큐빅과 가림 막을 이용한 무대는 인상적이었습니다. 이것 또한 배우에게 큰 도움을 주었다고 확신합니다. 데스데모나의 기도장면은 이 장면연극에서 압도적이었습니다. 소희의 대사는 충분한 울림과 깊음까지도 느껴지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주희와 수정의 장주네 작 <하녀들>은 엄청 까다롭고 어려운 장면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놀이행동을 설득력 있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마담을 흉내 내고 모방하며 게임을 하는 듯한 부분에서의 행동 찾기와 실행은 주희와 수정의 유연하고 율동적인 움직임을 부각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스타카토식의 그들의 말 형식 또한 장면과 인물에 무척 잘 부합했다고 평가됩니다. 끝으로 골도니작 <여관집 여주인>에서 미란돌리나역의 정하와 기사역의 정태 또한 큰 무리 없이 발표가 이루어진 듯합니다.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면, 미란돌리나의 여성성만이 강조되어 행동화되었다는 점과, 기사역의 내적 갈등이 다소 충분히 행동화되지 못했다는 점이었습니다. 수업시간에도 말했던 것처럼, 미란돌리나의 터프하고 과감한 행동 찾기와 기사의 내면을 외적 행동으로 실행하라는 과제 말입니다. 그러나 그들의 교류는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자, 오늘의 공개 발표에 대한 평가는 이 정도로만 하겠습니다. 분명한 사실은, 여러분들은 2년 동안의 작업의 단계를 거쳐 우리의 최종 목적지인 공연을 하기에 충분한 자격과 실력을 갖추었다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의 의지와 노력, 인내에 진심어린 박수를 보냅니다.

- 학생들은 일어서서 교육자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몇몇의 여학생들은 눈물을 훔친다.
- 자, 이제 항구가 눈앞에 보입니다. 정박을 위해 또 한 번 여러분들의 성심을 보여주길 바랍니다. 오케이? 교육자가 학생들을 차례차례 바라보며 외친다.
- 네! 학생들은 큰 소리로 화답한다.                     
- 자, 10분만 쉬었다가 다음 작업을 위한 간단한 조언을 할까 합니다.
- 학생들은 소품을 챙기고, 소도구를 정리하면서 마무리 작업을 한다.
 
2013. 11. 11.

연기과 박 상 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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