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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11-04 10:14
[월/칼럼] 박상하 교수의 연기 컬럼 - 역할로 들어가자 !!
백 열 두 번째 이야기 - 장면연극 26
....................................................................박 상하(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기과 교수)

- 공개 발표 날, 극장에는 화술, 움직임, 리듬 그리고 연기교육자들이 자리하고, 배우과 선후배들이 객석에 앉아있다. 무대는 이미 첫 번째 발표인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가 세팅되어 있다. 담당교수인 연기교육자가 무대로 나와서 말한다.
- 참석해 주신 많은 선생님들과 학생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우리는 공연에 앞서 배우가 준비해야 할 많은 단계들을 학습해 왔습니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공개 발표를 통해 여러분들을 만났습니다. 첫 번째 공개 발표인 대상없는 행동을 거쳐, 1인 에튜드, 2인 에튜드, 관찰 작업, 인물형상화 작업, 두 번의 장면연극을 지나 이제 공연을 앞둔 마지막 장면연극을 발표하려고 합니다. 다음 학기가 되면 오늘 공개 발표를 한 학생들은 그동안 장면연극을 확장시켜 졸업공연을 하거나 새로운 텍스트를 가지고 본격적으로 졸업공연을 하게 될 것입니다. 많은 학업단계를 거쳐 오늘에 이른 오늘의 학생들에게 그동안의 수고와 노력, 의지에 박수를 보냅니다. 졸업공연 때도 많은 선생님분들과 선후배들은 그들의 교육성과를 지켜 봐 주시고 격려와 조언을 아낌없이 부탁드립니다. 첫 번째, 두 번째 장면연극이 사실주의극, 체홉극이었다면, 오늘 세 번째 발표할 장면연극은 시대극을 포함한 비사실주의극입니다. 오늘 발표인 장면연극은 이전 두 번의 공개 발표처럼 인물형상화, 역할로서의 교류 그리고 자신으로부터 출발한 역할로서의 행동 찾기와 실행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다만, 장르와 양식의 차이점이 있을 뿐입니다. 그런나 그 차이점은 배우인 학생들에게 있어서는 무척 중요한 공부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세 번째 장면연극을 발표하겠습니다. 발표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베케트작 <고도를 기다리며> ... 블라지미르(양승욱)/에스트라공(감무신)
2. 로르카작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 ... 아델라(윤문숙)/마르티리오(김현정)
3. 세익스피어작 <오델로> ... 오델로(손기주)/데스데모나(이소희)
4. 장주네작 <하녀들> ... 쏠랑쥬(권주희)/끌레르(이수정)
5. 골도니작 <여관집 여주인> ... 미란돌리나(이정하)/기사(박정태)

- 공개 발표가 끝나고 학생들은 소도구와 소품, 의상 등을 정리하고 극장을 청소하고 있다. 이제 이런 일들은 그들에게 있어서 아주 익숙한 듯하다. “선생님, 모셔오겠습니다.” 소희가 동료들에게 외치자, 학생들은 “오케이!”라고 외치며 자신들의 일을 마무리하고 있다.
- 잠시 후, 연기교육자가 극장 안으로 들어와서 자리에 앉는다. 학생들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편하게 의자에 앉거나, 마루바닥에 앉거나, 벽에 등을 기대고 서 있거나 등이다. 교육자는 학생들을 한번 훓어보고서 입을 뗀다.
- 세 번째 장면연극을 열심히 수행한 여러분들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냅니다!
- 학생들도 고함을 치고 자축의 박수를 열광적으로 친다.
- 발표 전에도 얘기했던 것처럼, 이제 공연을 위한 세부단계의 발표는 모두 끝났습니다. 우리의 초목표, 즉 공연만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일전에도 언급했지만, 공연은 불특정 다수인 관객이라는 대상을 만나는 자리입니다. 그동안 갈고 닦은 배우의 기술로 무장하여 그들을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틀림없이 그들은 여러분들을 환대할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그들을 정중하면서도 대담하게 맞이해야 합니다. 그들에게 영합하지 않으면서 그들을 여러분들의 예술세계로 정중하게 인도해야 합니다. 여러분들은 무대라는 특수공간에서 여러분들의 할 일을 소름끼칠 정도로 명확하고, 정확하고, 구체적으로수행하기만 하면 족합니다. 그 외의 모든 몫은 관객에게 맡기세요. 오늘 설사 실수가 있었다 할지라도 내일의 일에만 집중하시길 바랍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왜, 무엇 때문에 등장해야 하며,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으며, 파트너와 나의 관계, 그리고 교류의 흐름은 지속되고 있는지 등을 극장에서 준비하길 바랍니다. 여러분들 자신, 상대배우, 작가를 거쳐 이제 또 다른 한 사람을 만날 시점입니다. 연출가입니다. 그를 믿으세요. 여러분과 함께 고민하고, 싸우고, 논의하며 작품의 한 방향을 향해 초지일관 작업을 해야 할 또 다른 동료입니다. 연출가는 나무를 보는 것이 아니라, 숲을 보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그렇지만 숲의 나무들을 항상 꼼꼼하게 살피고 가꾸어야할 사람이기도 합니다. 또한 그는 건축가이며 디자이너입니다. 새로 지을 집의 재료는 무엇으로 해야 할지, 집의 속공간은 무엇으로, 어떻게 구분하고 채워 넣어야 할지를 구상하는 사람입니다. 그의 시각과 관점은 우리의 시각, 관점과는 다른 영역이라고 생각되지만, 실상은 그렇질 않습니다. 왜냐하면 나무와 건축자재들을 모른다면 숲을 볼 수 없음은 물론이거니와 집도 제대로 지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는 행정가이며, 기획가이고, 디자이너이면서 예술가입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그가 배우를 위한 예술가임을 고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는 배우의 일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어야만 합니다. 그것은 소통의 언어를 가지기 위해서입니다. 연출가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좀 더 언급하게 될 것입니다. 분명히! 명확하게! 자, 오늘 발표한 것에 대해 총평과 개평을 하도록 할게요.
- 조교가 극장으로 들어와서 교육자에게 손님이 찾아오셨다고 전한다. 잠시 수업은 중단되고 학생들은 그들의 마무리 정리를 한다. 잠시 후, 교육자가 다시 극장으로 들어온다.       

2013. 11. 04.

연기과 박 상 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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