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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10-28 11:34
[월/칼럼] 박상하 교수의 연기 컬럼 - 역할로 들어가자!
백 열 한 번째 이야기 - 장면연극 25 !
....................................................................박 상하(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기과 교수)

- 일전에도 말했습니다만, 아이들의 관찰은 우리에게 있어서 매우 중요한 과제입니다. 그들의 모방력은 자신의 감각기관을 사용하여 흡수력 좋은 스폰지로 비유될 수 있습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아이들은 몸으로 느끼고, 몸으로 이해하여 행동으로 옮겨냅니다.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이해한다는 것은 정말이지 불가사의한 일입니다. 우리의 행동경로가 머리로 이해하여 이행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분명 우리들도 아이시절에는 그러 했을 것입니다. 커가면서 몸과 머리가 따로 발전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의 이러한 놀라운 능력은 여러 곳에서 증명되는데, 일례로 아이들의 외국어 습득과정과 수행능력을 보면 확연히 드러납니다. 며칠 반복해서 외국어로 된 이야기를 들려주면, 아이들은 외국어 단어와 문장의 의미를 모르지만 거의 완벽할 정도로 외국어의 발음, 억양, 운율, 템포와 리듬 등을 구사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의 외국어말을 녹음해서 듣는다면, 외국인인지 아닌지 구별이 안 될 정도입니다. 그저 놀랄 따름이죠. 따라서 아이들에 대한 관찰은 우리들에게 있어서 정말 중요한 일이자 의무이기도 합니다. 승욱과 무신은 아이들의 관찰을 통해 무엇을 얻었나요? 교육자가 승욱과 무신을 번갈아 쳐다보며 묻는다.
 
- 관찰 작업 수업 시간에 아이들을 관찰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도 아주 흥미롭게 관찰했습니다만, 이번 장면 작업을 통해 아이들을 관찰하면서 더욱 흥미로웠던 것은 그들의 주의에 대한 집중력이었습니다. 조심스럽게 그들을 관찰하면서 ‘쓸데없는 긴장을 제거한 상태에서 오로지 대상으로의 온전한 집중이 어떻게 가능하지’라는 생각이 끊임없이 들었습니다. 승욱은 제스처를 크게 하며 대답한다.
- 저는 유치원생 또래의 아이들을 관찰했는데, 아이들이 유치원 선생님인 듯한 사람의 소리와 행동을 모방하며 수업을 하는 것을 아주 유심히 그리고 너무 재미있게 관찰했습니다. 그들에게 방해되지 않게 조금 떨어져서 관찰했는데, 그들이 모방하고 있는 유치원 선생님이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 제 눈에 선명하게 펼쳐졌습니다. 특히 유치원 선생님의 버릇인 듯한 말 어미의 급작스럽게 올라가는 특징은 그 다음날 저를 유치원으로 향하게 만들었습니다. 무신 또한 과한 몸짓을 사용하며 말한다.

- 관찰한 아이들과 이번 장면 작업은 어떤 연관성이 있었지? 교육자가 그들의 말을 다 듣고 난 뒤 질문한다.
- 저는 펭귄의 잰 걸음과 빠른 목놀림에 아이들의 대상의 바뀜에 대한 순간 집중력과 행동을 응용해서 형상을 구축하려고 했습니다. 보시기에 저의 이러한 의도와 연습이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무신이 교육자의 질문에 망설임 없이 대답한다.
- 저는 오소리의 느릿한 움직임과 지면을 질질 끌면서 걷거나 꿈틀거리며 앉는 형상에 아이들이 주의할 수 있는 아무런 대상을 가지지 않았을 때의 무척추 동물의 허느적거림과 같은 행동방식을 인물의 형상화에 적용하려고 했습니다. 승욱도 주저 없이 자신의 생각을 말한다.

- 오케이. 무신과 승욱의 인물형상은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다고 판단됩니다. 아직까지 형상이 무르익지는 않은 듯하지만, 현재로서는 자신들이 관찰한 동물과 아이들로부터 중요한 신체적 특징을 차용하여 몸에 입히는 과정이기에 만족하고 동의하는 바입니다. 소리에 대한 모색 또한 마찬가지로 진행과정의 연속선 내에 있는 듯합니다. 계속해서 찾고 몸에 붙여 보세요. 나에게 있어서 특히 흥미로웠던 점은, 무신과 승욱의 시연이 그들의 지루함을 달래 줄 명확한 놀이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두 사람의 ‘모자 바꿔 쓰기 놀이’는 무척 신이 나는 그들만의 시간 때우기였으며, 그것은 그 순간의 행동이 그들의 절대 놀이로 행해지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속은 잘 알 수는 없지만 어떤 흐름이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어서 우리들로 하여금 끊임없이 주의를 기울이게 만들고 있었습니다. 이것은 아주 중요한 ‘속 채우기’로 그들의 목표는 잘 감춘 채, 상대배우로 하여금 자극과 영향을 말로, 행동으로 전달해 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인물의 형상과 그들의 행동주고 받기는 어딘가 모르게 불합리하게 보여 우스꽝스럽게 만들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면의 최절정은 ‘욕하기 놀이’에서 더욱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러한 놀이는 아이들의 소꿉놀이나 전쟁놀이와 유사한 형태로 유감없이 발휘되어 우리로 하여금 매우 흥미로운 주의를 끌고 있습니다.

부조리극에 있어서 등장인물의 행동은 조리가 없는 듯하지만, 우리의 관점에서는 지독히 조리가 있지 않으면 인물형상화는 무척 힘이 듭니다. 그러나 방금 무신과 승욱의 시연에서처럼, 그들의 조리는 아주 깊은 곳에 잘 감추어져 있어서 외형적으로는 조리가 없는, 즉 부조리하게 보일 뿐입니다. 그리하여 그들의 조리를 위해 그들의 상황, 과거 사건, 목표 등을 아주 잘게 쪼개어 잘 계획하거나 간직하지 않는다면, 부조리에서의 인물은 없거나 사라지게 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매우 흥미롭고, 유쾌한 발표였습니다. 자. 다음 주에 장면 작업의 세 번째 공개 발표를 할 생각입니다. 공개 발표를 위한 연습과 준비에 만전을 기하도록! 오케이?
- 네! 학생들은 큰 소리로 화답한다.       

2013. 10. 28.

연기과 박 상 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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