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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08-26 09:48
[월/칼럼] 박상하 교수의 연기 컬럼 - 역할로 들어가자 !
백 두 번째 이야기 - 장면연극 16
....................................................................박 상하(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기과 교수)

- 휴식 후, 교육자가 들어와 자리에 앉는다. 문숙과 정태는 맨 앞줄 바닥에 앉아서 귀를 기울일 자세를 취하고 있고, 나머지 학생들도 의자에 앉거나 교육자 주변에 앉아 눈망울을 말똥말똥 뜨고 있다.

- 방금 시연한 문숙과 정태의 아르카지나와 트리고린은 멋진 장면이었습니다. 교육자가 말문을 연다. 그 이유를 설명해 볼 테니 들어보세요. 무엇보다도 우선, 작가가 제시해 놓은 행동지시문외에도 그들은 자신의 이해와 분석을 통해 이면행동을 멋지게 찾았다는 사실입니다. 다시 말하면, 그들이 찾아온 행동들은 구체적이며, 적확한, 정당한 행동찾기였습니다. 그들이 찾아온 행동을 순서별로 나열해 보자면,
 
  1. 아르카지나는 팔꿈치를 괴고 이마에 손을 올리고 있다.
  2. 트리고린은 책을 뒤적이며 들어온다.
  3. 그는 작은 등받이 의자에 앉는다.
  4. 그는 책을 무릎에 내려놓는다.
  5. 그녀는 화장을 고친다. 시계를 본다.
  6. 그녀는 화장품을 백에 넣는다.
  7. 그는 그녀 쪽으로 천천히 고개를 돌려 본다.
  8. 그녀는 여전히 화장품을 챙긴다.
  9. 그는 그녀 쪽으로 걸어가 앞에 멈춘다.
  10. 그녀는 그를 빤히 쳐다보고, 그의 얼굴을 만진다.
  11. 그녀는 챙이 넓은 모자가 놓여있는 테이블로 간다.
  12. 그는 그녀를 앞쪽으로 빙 둘러서 온다. 그녀의 손을 잡는다.
  13. 그녀는 그의 손을 세게 뿌리친다. 소리친다.
  14. 그도 소리친다.
  15. 그녀는 크게 콧방귀를 뀐다. 그의 얼굴을 다시 어루만진다. 속삭인다.
  16. 그는 뒷걸음치며 물러선다. 고개를 객석으로 돌리며 천천히 말한다.
  17. 그녀를 바라본다. 그녀에게 다가가 다시 손을 잡는다. 꽉 잡는다.
  18. 그녀는 그의 눈을 한참 응시한다. 일어선다. 천천히 말한다.
  19. 그녀는 그의 품에 안긴다. 속삭인다.
  20. 그는 그녀를 천천히 떼어낸다. 그녀를 의자에 앉힌다.
  21. 그는 무릎을 꿇는다. 그녀를 똑바로 쳐다보며 또박또박 말한다.
  22. 그는 재빨리 일어선다. 이리저리 걷는다. 그녀 쪽으로 몸을 돌린다.
  23. 그는 그녀에게 다가와 다시 무릎을 꿇는다.
  24. 그녀는 외친다.
  25. 그는 그녀의 어깨를 잡고 소리친다.
  26. 그녀는 그를 뿌리치고 말을 띄엄띄엄 잇는다.
  27. 그녀는 그의 어깨 위에 머리를 파묻는다.
  28. 그는 움직이지 않는다. 그의 손이 천천히 그녀의 머리에 닿는다.

지금 나열한 행동들은 문숙과 정태가 찾아와서 실행한 역할의 행동들입니다. 체홉이 제시한 행동을 제외하고 말입니다. 이것은 감정을 철저히 배제한 행동동사들의 순서이자 플랜입니다. 그것들은 각각 독립된 단위행동이면서 동시에 몇 개는 하나의 행동으로 묶이기도 했습니다. 또한 각각의 번호사이들은 끊이지 않으면서 무엇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즉 그들은 지속적으로 그 간극을 무엇으로 메꿔 놓고 있었다고 말해야 옳습니다. 두 번째, 첫 번째의 연장선상으로서 그들이 모색한 행동들의 실행은 과감하고도 용감하게 이루어졌다는 사실이며, 세 번째는 그 결과 추상적이고 모호한 감정의 덩어리로서의 연기가 전혀 발붙일 틈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어린아이들의 순진성과 순수성으로 말미암은 과감하고도 용감한 행동들을 무대에서도 거침없이 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설사 그것이 조금은 부족한 이해의 결과로서의 행동이라고 할지라도 말입니다. 감정은 우리를 무대에서 객관적이지 못하게 만들어 결국 자신을 제어하지 못하는 세계로 인도합니다. 그리하여 그들이 보여준 <갈매기>의 아르카지나와 트리고린은 철저히 행동중심이었기에 결국 허구의 무대에서 그들 자신을 끊임없이 컨트롤하고 있는 문숙과 정태를 우리는 만나게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례로, ‘소리친다’, ‘울먹이며’ 등도 더 이상 감정이 아니라, 파트너로부터 생성된 행동이었습니다. 네 번째, 문숙과 정태는 아주 중요한 어떤 요소를 우리들에게 보여줬습니다.

그것은 그들이 매우 중요한 순간에 행동을 정확하게 분절시켜 우리로 하여금 주의의 끈을 한층 더 강화시킴과 동시에 그것은 결국 파트너와의 명확한 교류의 최정점이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나는 그들의 이러한 수행을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이것의 실행은 템포와 리듬의 형성과 무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템포와 리듬에 대해서는 차후에 분명히 또 언급하겠지만, 이것은 우리의 궁극적인 작업의 관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분명한 것은, 그들의 교류의 최정점에서 이러한 행동분절로 말미암아 적확한 템포와 리듬이 발생했다는 것은 놀라운 성과입니다. 그것도 매우 정당성 있게 말입니다. 이처럼 템포와 리듬은 인위적으로 만들려고 하면 할수록 흥미롭지 않는 기계주의가 되지만, 그들이 찾은 행동의 강도와 크기에 의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템포와 리듬은 저절로 획득되어지는 부수물과 같은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템포와 리듬은 우리의 궁극적인 목적지이지만 그것 자체를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것입니다. 이해했나요?
- 네! 학생들의 목소리는 우렁차다.

- 끝으로, 문숙과 정태의 목표는 그들의 목표달성을 위한 정확한 충돌을 일으켜 언어를 포함한 행동을 명확하게 서로에게 전달하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목표달성을 위한 전략을 분명 소유한 채, 시시각각 전술을 행동으로, 말로 상대방에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결국 우리는 그들에게 주의를 가지고 집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즉 그들이 파트너에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주의를 가지고 주고받기를 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나는 문숙과 정태의 시연이 매우 훌륭한 시연이었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자, 다음 주에 장면작업의 두 번째 공개 발표를 할 것입니다. 

2013. 08. 26.

연기과 박 상 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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