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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07-22 15:14
[월/칼럼] 박상하 교수의 연기 컬럼 - 역할로 들어가자 !!
아흔 일곱 번째 이야기 - 장면연극 11
....................................................................박 상하(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기과 교수)

- 공개 발표 날, 배우과 선,후배와 연기교육자 등으로 작은 극장은 붐빈다. 교육자가 들어와 자리에 앉으며 공개 발표 프로그램을 집어 든다.
- 오늘 공개 발표는 희곡이라는 텍스트를 통해 인물형상을 구축하여 교류의 문제를 해결하는 장입니다. 우리는 목적지인 공연에 도달할 즈음에 와 있습니다. 재료가 희곡이라는 사실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여지껏 우리는 역할작업을 위해 자신의 몸을 바꾸어 내적 성격 행동을 통해 구현했던 관찰작업, 이러한 변형을 토대로 처음으로 텍스트를 재료로 인물형상화를 시도했던 문학작품 인물 에튜드 등을 거쳤습니다. 이제 희곡 텍스트 작업은 인물형상화를 통한 교류로서 상호행동의 모색과 실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관점으로 오늘 공개 발표를 보고 즐기시기 바랍니다. 이후의 공개 발표는 두 번째 희곡 장면연극이 될 것입니다. 오늘 발표할 차례는 프로그램에 적혀 있는 바와 같습니다.

1. A.체홉 <베로츠카> ..... 베르츠카(이수정)/오그네프(손기주)
2. 오닐 <느릅나무 밑의 욕망> ..... 에비(이정하)/에번(양승욱)
3. 이강백 <북어대가리> ..... 자앙(감무신)/다링(이소희)
4. 입센 <인형의 집> ..... 노라(김현정)/헬메르(박정태)
5. 밀러 <다리위에서 바라본 풍경> ..... 캐더린(권주희)/베아트리스(윤문숙)

- 90분 정도의 공개 발표를 마치고 학생들은 작은 극장에서 소품과 소도구, 의상 등을 정리하고 있다.
- 대충 정리되었지? 소희가 동료들에게 소리친다. 학생들은 마무리를 하며 일제히 “오케이!” 라고 큰 소리로 응답한다. 그럼, 선생님 모시러 간다!
- 잠시 후, 소희가 먼저 들어오고 교육자가 뒤따라 들어온다. 학생들은 마루바닥에, 의자에, 벽기둥에 서있다. 교육자가 책상에 앉는다.



- 발표 전에도 말했다시피, 여러분은 드디어 희곡이라는 텍스트를 가지고 오늘 공개 발표를 했습니다. 한 사람의 진실된 배우를 탄생시키기 위한 우리의 작업 단계 중 장면연극은 거의 끝부분에 해당합니다. 우리는 오랜 시간동안 ‘자신’과 ‘사람, 동물, 사물’ 그리고 ‘작가’와 ‘역할로서의 인물’ 등을 만나왔습니다. 그들은 나와 같은 유기체입니다. 이제 조만간 만나야 할 사람이 한 사람 더 있습니다. 바로 관객입니다. 우리는 어쩌면 관객을 만나기 위해 이처럼 많은 사람들을 만나야 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는 관객을 깔보거나, 두려워하거나, 영합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들을 가르칠 필요도 없습니다. 우리는 무대에서의 우리의 일을 통해 그들을 감화시킬 뿐입니다. 차치하고... 오늘 첫 번째의 장면연극은 나무랄 데 없이 잘 진행되었습니다. 특히 <베로츠카>와 <인형의 집>은 어떤 멘트가 필요 없을 만큼 완벽에 가까웠습니다. 베르츠바역의 수정, 오그네프역의 기주, 노라역의 현정, 헬메르역의 정태는 관찰작업을 통한 신체의 변형에도 탁월했습니다. 베르츠카는 수줍음 많은 시골처녀이면서 당찬 순수함을 가진 여자로 둔갑했고, 오그네프는 고뇌하는 지식인 같은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현정의 노라와 정태의 헬메르 또한 인물의 외형과 행동의 템포와 리듬을 잘 포착하여 특별한 인물상을 창조했다고 생각합니다. <북어대가리>는 후반부의 사건의 크기만큼 목표가 뚜렷하게 보이질 않아 행동의 선택이 다소 밋밋했습니다만, 교류는 그 순간에 살아있었다고 평가됩니다.

<느릅나무 밑의 욕망>에서 정하와 승욱의 인물형상은 별로 지적할 것이 없지만, 에비의 눈빛, 행동, 말에 대한 속행동으로서의 터져 나오는 에번의 행동과 말이 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즉, 에비가 주는 모든 자극과 영향으로서의 보고, 들음이 다소 부족하여 감정으로 치달은 경향이 있었습니다. ‘큰 소리’, ‘샤우팅’이라고 부르는 소리는 무대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지만, 그 질감은 역시 파트너에 대한 자극체로서의 소리이어야 합니다. 다시 말하면, 발성에 대한, 울림에 대한 소리훈련은 지속적으로 훈련되어 있어야 하지만, 구체적인 대상이 없는 ‘소리지름’은 행동이 아니라 감정의 찌꺼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자, 오늘 공개 발표한 여러분의 첫 번째 장면연극에 대해서는 대단히 만족합니다. 이제 다음 시간의 과제입니다.
- 선생님..... 학생들은 여기저기서 소리를 지른다.
- 체홉으로 넘어갑시다! <갈매기>는 문숙과 정태가, <벚꽃동산>은 주희와 기주, <세자매>는 수정과 무신, <바냐삼촌>은 소희, 승욱, 현정, 정하가 보도록!
- 장면과 인물은 저희들 임의로 선택해도 됩니까? 승욱이 손을 들어 외친다.
- 네! 교육자는 짧고 굵게 답한다.

- 다음 시간에 파트너별로 선택한 인물과 장면을 가지고 와서 나와 상의하도록, 오케이! 교육자는 학생들을 쭉 훑어보며 말한다.
- 네! 학생들은 큰 소리로 대답한다.
- 오늘 저녁식사와 간단한 술은 내가 쏘지! 교육자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학생들은 ‘와!’하고 소리치며 박수를 친다. 

2013. 07. 22.

연기과 박 상 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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