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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07-19 14:33
[목/칼럼] 팝페라 그룹 트루바의 음악칼럼 - 음악가라면 타협하지 말아야 할 것..
예순 세 번째 이야기 - 음악가라면 타협하지 말아야 할 것.. !
........................................................................... 그룹 트루바 (팝페라, 뽕페라 3인조 성악 그룹)

얼마 전 가수 이승철이 모 프로그램에 나와 박진영의 ‘소리 반, 공기 반’을 언급해 화제가 됐었다. 유명 오디션 프로그램의 심사를 가수 현미 선생님과 함께 진행할 때 현미 선생님이 ‘얘, 공기 반 소리 반이 뭐니? 난 그게 뭔지 모르겠다’고 말씀하셨다고.. 그러면서 ‘50년차 가수도 모른다.’라고 말하고는 절대 박진영을 디스하는 것이 아니라고 수습을 했었더랬다.. 이에 박진영은 ‘공기 반, 소리 반’을 언급하기 싫다라고 말 했다한다.

참.. 오디션 프로그램이 사람 여럿 망친다. 독설로 어린아이들은 상처를 받고 심사위원들은 서로 자기가 옳다고 싸우고.. 말 잘 못했다가 망신당하고.. 음악 하는 사람들 참 순진해서 돈의 논리에 이용당하면서도 이용당하는지도 모를 때가 많다. 오늘날의 많은 대중음악들이 비판의식이 없어진 것도, 한 목소리를 내는 것도 어린아이들을 이용해 돈의 논리만을 따르는 기획자들이 모든 매체들을 장악하고 있어서란 생각이 든다.

이쯤에서 서태지라는 가수의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한다.
지금은 활동하고 있지 않지만 아직도 서태지와 아이들의 음악은 큰 영향력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지금의 아이돌 그룹이 있을 수 있었던 것, 한류가 있을 수 있었던 것도 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영향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는 필자이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1집 ‘난 알아요’를 통해 발라드와 트로트 일색이던 가요계에서 락, 메탈, 댄스, 랩을 한 곡에 다룬 서태지..
외계의 말을 하는 외계인처럼 관심 반 두려움 반 초유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서태지는 그간 가수들은 생각지도 못했던 일, 다음 음반을 위해 활동을 중단한다는 엄청 시크한 모습을 보이며 또 한번 묻 가수들에게 질투어린 시선을 받고 발표한 2집에서 국악과 락을 접목한  ‘하여가’로 천재라는 소리를 듣게된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3집 ‘발해를 꿈꾸며’에서는 철학적인 가사와 메탈이라는 음악장르로 이 시대 청소년들의 마음을 대변한 ‘교실 이데아’로 청소년들의 대통령이라는 네임까지 얻었으며 4집 ‘컴백 홈’에서는 갱스터 랩이라는 새로운 장르로 범접할 수 없는 가요계의 거물이 되어버린다.

이렇게 천재라는 수식어를 항상 달고 다니던 서태지와 아이들의 첫 데뷔 무대는 어땠을까?
1992년 4월 11일 MBC의 ‘특종! TV연예’의 한 코너 ‘신인 무대’라는 일종의 신인 오디션 형식이었다. MC는 임백천이었고 작곡가 하광훈(변진섭의 노래를 많이 작곡했다)과 ‘타타타’라는 곡을 작사한 양인자, 연예평론가 이상벽, 가수 전영록이 심사위원이었다. 지금도 이 방송은 인터넷에 찾아보면 많이 떠 있다. 심사평은 선율에 신경을 안 쓴 것 같다는 하광훈, 가사가 평범하다는 양인자, 섬세한 노래에 비해 동작이 과하다는 이상벽, 나쁜 말은 안하겠다. 시청자들에게 심사를 맡기겠다 전영록.. ‘서태지씨 잘 들으세요..’라고 몇 번씩 이야기 하는 임백천.. 점수는 7.8..

필자는 이 방송을 저녁 먹으면서 본 기억이 난다. 그룹 이름만 딱 들었을 땐 현철과 벌떼들이 생각나서 웃었었다. 그런데 음악이 시작되고 눈을 뗄 수 없었다. 그 때 필자 생각에도 서태지가 노래를 잘 하는 것 같진 않았다. 헌데 그 새로운 음악, 춤, 제일 끌렸었던 건 서태지가 심사평을 들을 때의 그 눈빛이었다.
굳게 다문 입에서 기분 나쁨이 보이는 듯 했다. 눈은 날카로웠다. 임백천씨가 말할 기회를 준다면 할 말이 많은 듯한 얼굴이었다. 아직도 궁금하다. 그 때 서태지가 말할 기회가 있었더라면 무슨 말을 했을까..

이 방송을 하고 19년이 지난 후 하광훈 작곡가가 서태지와 아이들의 데뷔무대는 심사가 조작된 것이라고 말했다한다. 자신들은 다 좋았는데 방송사에서 7점대 이상 주지 말고 가수들에게 박하게 말하는 것을 컨셉으로 잡아서 자신도 어쩔 수 없었다고.. 자신은 이 심사평 때문에 아직도 악플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음악을 알리기 위해 방송에 나와 황당한 심사평으로 마음상한 서태지.. 방송 컨셉 때문에 마음에 들면서도 할 수 없이 독한 말을 해야 했던 심사위원들..
왜 그래야만 했을까? 서태지와 아이들은 신인이었으니 그러려니 하자.. 사실 서태지와 아이들의 1집을 기획한 기획사 사장은 자기 집을 팔아서 이 앨범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 만큼 서태지를 믿고 투자했을 터인데 첫 데뷔무대의 이 심사평과 점수 때문에 실의에 빠져 술 잔뜩 마시고 한강에라도 빠졌으면 어쩔 뻔 했나?
이제 와 밝히는 이 때의 심사위원들의 이야기는 정말 좋았었다고 이야기한다. 새롭고 두렵기까지 하더란다. 사실 무엇이 진짜인지 어찌알겠는가? 그 때 심사가 진짜이고 서태지가 뜨니까 얼른 말을 바꾼 것인지.. 아님 진짜 방송사 컨셉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런 것인지..
뭐가 됐든 심사위원들은 솔직하지 못했다. 누가 이들을 그렇게 만들었는가?

음악가라면 타협하지 않아야 할 것들이 분명 있을 것이다. 만약 음악가라면 그 음악이 정말 좋았는데 누가 좋다고 얘기하지 말라고 했다고 좋은 것을 나쁘다 말 할 수 없을 것이다.
오디션 프로그램 심사기준.. 박진영의 심사 기준은 ‘공기 반.. 소리 반’이었다. 현미와 이승철이 이해안된다고 놀릴 일은 아니었다. 어쨌든 그 심사위원의 기준은 그러했으니.. 박진영은 이 일에 대해서 설명할 일이 아니었다. 나중에 틀리더라도 지금의 자신의 생각이나 기준이 그러했다면 그렇다고 자신있게 얘기하면 그만이었다. 자신도 프로인데 굳이 변명을 할 필요가 있었을까.. (JYP의 소속가수들의 노래하는 스타일이 전부 비슷한 것은 문제가 좀 있어 보이긴 한다..)
음악가들의 자존심 없어 보이는 행동들을 보며 다시 한 번 서태지를 생각하게 된다. 발표하는 앨범마다 새로운 철학과 장르에 대한 고뇌가 보이고 더 활동을 할 수 있었음에도 ‘더 이상 서태지와 아이들로 새로운 음악을 만들 수 없을 것 같다’라는 큰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서태지는 자신의 음악을 사람들이 아무리 좋아해도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만들지 않겠다라는 굳은 의지가 보였었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가장 화려했던 순간은 바로 은퇴하는 순간이었다!

자존심 지키려면 조금 더 순수하게 음악활동을 해야겠다라고 생각하는 팝페라 그룹 트루바의 칼럼 다음에도 계속..
 
2013. 07. 18.

팝페라 그룹 트루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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