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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06-20 14:14
[목/칼럼] 팝페라 그룹 트루바의 음악칼럼 - 시립 예술단.. 그 어항 속에 전기뱀장어가 필요하다 !!
쉬흔 아홉 번째 이야기 - 시립 예술단.. 그 어항 속에 전기뱀장어가 필요하다 !!
........................................................................... 그룹 트루바 (팝페라, 뽕페라 3인조 성악 그룹)


시립 예술단의 이야기를 계속 하고 있다. 시립 예술단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다. 필자도 시립 예술단에 있을 때 이런 질문들 많이 받았었다.

“시립 예술단원들은 매일 출근을 해요? 월급이 나오는 거예요? 예술단이 직장인거예요?” 등등.. 시립 예술단들은 주 5일제로 매일 출근을 한다. 10시에 출근해서 1시에 끝나는 것이 보통이며 매일 연습을 한다. 월급은 시에서 나오며 등급, 호봉도 있다. 정기연주회 및 각종 연주를 하면 연주 수당이 나오고 휴가도 있으며 매 년 ‘평정’이라는 실기 시험을 보고 시험 결과와 근무태도 점수로 등급이 나눠지게 되고 등급에 따라 월급이 조정된다. 그래서 시립 예술단원들은 자신들을 프로 예술단원이라고 이야기를 한다.

프로 예술단원.. 그렇다면 프로의 개념은 무엇일까?
프로라는 개념은 프로페셔널의 줄인 말로 ‘전문적인’이라는 뜻이다. 어떤 일을 많은 훈련을 통해 전문적으로 하고 그 일로 돈을 버는 사람들을 프로라고 한다. 이런 뜻에서 보자면 시립 예술단원들은 프로가 맞다. 그런데 시립 예술단의 ‘프로’라는 말과 다른 분야에서의 ‘프로’라는 개념은 무엇인가 달라 보인다.

주로 ‘프로’라는 개념으로 가장 익숙한 분야는 스포츠분야이다. 프로 야구, 농구, 축구 등이 가장 익숙하며 다른 분야로는 프로 바둑기사를 예로 들 수도 있겠다. 그런데 이 분야의 프로들과 시립 예술단의 프로가 다른 점이 하나 있다. 바로 ‘이적’이라는 개념이다. 프로 야구를 예로 들면 야구선수는 구단과 일정 기간 계약을 할 때 계약금 및 연봉 협상이라는 것을 한다. 프로 야구 선수들은 각자의 몸값이 있어 그 몸값에 따라 계약을 한다. 능력이 출중한 선수들은 거액의 계약금과 연봉을 받는다. 그래서 몸값이 적은 선수들은 자신들의 몸값을 높이기 위해 더 많은 연습을 하고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한다. 구단들 또한 그런 선수들을 영입하기 위해 많은 방법들을 동원한다.
자신들의 몸값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프로의 모습.. 적어도 필자가 생각하는 프로는 이런 모습이다.

우리나라에는 많은 시립 예술단들이 있다. 시립 예술단은 월급 체계나 운영 시스템이 모두 비슷비슷하다. 100대 1일 넘는 경쟁력을 뚫고 들어가면 실력과는 상관없이 신입단원에게 주어지는 가장 낮은 호봉을 부여받고 똑같은 연주수당을 받으며 공연을 한다. 1년에 한 번 있는 시험을 통해 등급의 변동이 조금 있지만 주로 몇 만원 차이로 단원들에게 열심히 해야겠다는 동기부여는 어림없는 수준이다. 시립 예술단은 주로 합창단, 오케스트라, 국악단 등 단체로 운영되고 있어 자신들의 음악 보다는 지휘자의 음악에 따르는 경향이 많고 이에 본인들의 음악적 성취감이나 보람을 느끼기는 어렵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단원들은 목적의식이 없어진다. 열심히 해도 월급은 비슷하고 연주가 성공리에 끝나도 그 영광은 지휘자에게 돌아간다. 한 마디로 열심히 할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이상해 보이는 시스템인 것이다.

바로 전 칼럼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매너리즘이라는 것이 안 올 수가 없는 시스템이다.
단원들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지휘자가 원하는 만큼만 움직이면 되고 우리나라 정서 상 튀는 돌이 정 맞는다고 튀어서도 안 된다. 열심히 해도 월급은 똑같고 1년에 한 번 보는 시험만 잘 준비하면 그 다음 계약은 무리 없다.

또 다른 이야기를 해 보자. 스포츠 분야의 프로 선수들은 본인들이 잘 하면 다른 구단에서 스카웃 제의가 들어온다. 더 많은 연봉을 줄 테니 우리 구단에 와 달라.. 그렇게 해서 이적을 하게 되면 그 선수에게는 굉장한 영광이 된다. 다른 선수들은 그 모습을 보며 도전을 받는다. 열심히 해서 나도 더 좋은 연봉으로 스카웃 제의가 들어오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하면서.. 헌데 프로 예술단에서는 ‘이적’이라는 개념이 없다. 한 번도 어떤 시립 예술단원이 많은 연봉으로 스카웃 되었다는 이야기는 들어 본 적이 없다. 하긴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시립 예술단들은 전에 칼럼에서도 말했듯이 색깔도 비슷하고 레퍼토어도 비슷해서 ‘우리 예술단에 꼭 필요한 사람’ 이라는 개념이 약하다. 거기다 음악을 전공하고 시립예술단을 시험보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남의 식구를 욕심내는 일이 내키지 않을 수도 있다. 솔직히 이 부분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라는 이야기와 맥락을 같이 하는데 시립 예술단의 이런 안일한 운영으로 매너리즘에 빠진 단원들이 자기 관리를 소홀히 하여 다른 예술단의 수장들이 욕심을 낼만한 단원들이 없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거기다 시립 예술단원들은 외부 활동을 못하게 되어 있는 시스템도 한 몫을 하고 있다. 비  공식적으로 외부 활동을 하고 있는 단원들도 있으나 지휘자나 시의 눈치를 봐야하는 상황이며 혹시나 시립 예술단의 공연을 피해 공연계약을 맺었으나 갑자기 생긴 예술단의 공연으로 약속을 못 지키는 상황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상황이라 외부 공연을 잡기가 꺼려지기도 한다.

한 번 생각해 보시길.. 직장에서는 좋은 기획안을 내서성과가 좋으면 승진을 할 수 있다. 헤드 헌팅을 하는 사람들에게 스카우트 제의를 받기도 한다. 프로 선수들은 열심히 자기를 갈고 닦으면 몸값이 올라간다. 헌데 시립 예술단원들은 아무리 열심히 해도 자신들의 이름을 알릴 수도, 승진을 할 수도, 몸값을 올릴 수도 없다. 그렇다면 그 시립 예술단원들의 성취감과 보람은 어디서 얻어야 하는 것일까? 이런 모습은 꼭 영화 올드보이를 연상시킨다. 다른 것은 전혀 할 수 없고 먹고 살 만큼의 월급만 받고 틀에 박힌 생활을 하고 있는 이런 모습.. 이런 시스템에서 단원들에게 직업에 대해 음악에 대해 열정을 가지라고 하는 지휘자들의 말은 그들에게 전혀 감동을 주지 못한다.

혹자는 시립 예술단을 ‘철 밥통’이라고 비웃기도 한다. 그 철 밥통을 끌어안고 있는 시립 예술단 단원들은 정말 행복할까? 주변의 시립 예술단 단원들이 이런 상황을 놓고 불만을 이야기 하면 다른 분야에 있는 사람들은 배부른 소리 한다며 화를 낸다. 하지만.. 절대 배부른 소리는 아닐 것이다.. 세상 살며 가장 힘든 일일지도 모른다..
목적 없이 사는 것. 꿈 없이 사는 것. 남의 꿈에 이용되는 것. 그 모든 것들은 정말 참기 어려운 일인 것이다.
시립 예술단, 그 어항 속에 전기뱀장어가 필요하다!

팝페라 그룹 트루바의 칼럼, 다음에도 계속..


2013. 06. 20.

팝페라 그룹 트루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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