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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05-20 14:07
[월/칼럼] 박상하 교수의 연기 컬럼 - 장면연극 !!
여든 여덟 번째 이야기 - 장면연극 2
....................................................................박 상하(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기과 교수)

- 수업이 시작되자 교육자가 실기실에 들어와서 자리에 앉는다. 학생들은 각자 몇 권의 책들을 가지고 파트너와 여기저기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자, 파트너별로 선택한 희곡들을 가져오세요! 교육자가 학생들에게 말한다.
- 소희와 무신이 교육자가 앉아있는 책상으로 의자를 가져와 앉는다. 그들은 두 권의 희곡을 책상 위에 놓는다.
- 최종적으로 입센의 <인형의 집>과 이강백의 <북어대가리> 두 권을 선택했습니까? 교육자가 소희와 무신을 번갈아가며 쳐다보고 묻는다.
- 네!
- 어떤 희곡을 해 볼 생각입니까? 교육자가 재차 묻는다.
- 저희들은 일주일 동안 대여섯 권의 희곡을 읽고 그 중에서 이 두 권을 골랐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북어대가리>의 ‘달링’을 해 보고 싶습니다만, 무신은 <인형의 집>에서 ‘크로그스터’를 도전해 보고 싶다고 합니다. 그래서 선생님께서 저희들에게 어떤 것을 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될지 판단해 주셨으면 해서요. 소희는 무신을 쳐다보며 교육자에게 말한다.
- 무신은 왜 <인형의 집>에서 ‘크로그스터’를 도전해 보고 싶은가? 교육자가 무신을 향해 묻는다.

- 우선 <인형의 집>은 지금의 단계에서 꼭 거쳐 가야 할 사실주의의 교본과 같은 재료라고 생각했습니다. 비록 백여 년 전의 작품이긴 하지만, <문학작품 인물 교류 에튜드>를 하면서 입센의 작품을 읽게 되었는데, 그동안 해왔던 수업의 성과물로서 적당한 텍스트라고 판단했습니다. <인형의 집>을 정독하면서 ‘헬메르’보단 ‘크로그스터’에 유달리 끌렸습니다. 정확한 이유를 찾진 못했지만, 아마도 ‘크로그스터’의 절박한 심정이 저로 하여금 흥미를 유발시켰던 것 같습니다. 쉽지 않은 역할작업이라고 생각들었지만,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도 아울러 들었고요. 무신은 자신의 생각을 차근차근 말한다.

- 교육자는 고개를 끄덕인다. 소희는 많은 여자 역할 중에서 <북어대가리>의 ‘달링’을 선택한 이유가 무엇이지? 교육자가 이번에는 소희를 쳐다보며 묻는다.
- 무신과 이런저런 희곡들을 읽으면서 저도 처음에는 입센과 체홉의 여자 인물들에게 흥미가 생겼습니다. 그렇지만 체홉은 솔직히 말해서 어려웠습니다. 인물들의 형상이 뚜렷하게 그려지질 않았고, 그들의 목표와 세계관 또한 아리송했습니다. 그래서 체홉은 다음의 작업단계로 미루었습니다. 반면 입센의 <인형의 집>은 비교적 이해하기가 쉬운 편이었는데, 그 중에서도 ‘노라’역에 처음에는 흥미가 생겼습니다. 그런데 지난 여름방학 때 <자율작업>에서 ‘노라’와 비슷한 역할을 해 본 적이 있어서 그와는 완전히 다른 역할을 해 볼 것을 무신이 권했습니다. 그래서 이런저런 희곡을 찾아서 읽다가 한국 작품인 이강백의 <북어대가리>를 읽게 되었습니다. ‘달링’역의 초반부는 별다른 흥미를 저에게 주질 못했지만, 후반부의 그녀 대사가 저에게 해보고 싶음을 제공했습니다. 그것은 저와는 완전히 다른 그녀의 삶이 조금은 이해되는 듯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무신과 상의해서 결정하게 된 것입니다. 물론 상당히 어려운 역할작업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요.

- 교육자는 소희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인다. 무신을 쳐다보며 “무신은 <북어대가리>를 읽어 봤니?” 라고 묻는다.
- 네!
- ‘자앙’이나 ‘기임’, ‘트럭운전수’ 역할에 대해 흥미로운 점은 없었니? 교육자가 재빨리 무신에게 말한다.
- 아닙니다. 저 또한 <북어대가리>는 흥미로운 작품이었습니다. 특히 ‘자앙’과 ‘기임’ 역할은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 ‘자앙’과 ‘기임’ 중에서 어떤 역할이 자네의 흥미를 더 끌었거나, 해보고 싶거나, 도전해 보고 싶었지? 교육자가 무신의 말이 끝나자마자 재차 묻는다.
- 음... ‘자앙’요!
- 왜지? 교육자가 재차 묻는다.

- 작품을 정독은 못했지만, 제가 현재 이해하기로 ‘자앙’은 매사에 철두철미할 정도로 꼼꼼하고 세밀한 사람인 듯 합니다. 여성적인 면도 다분히 소유한 인물인 듯 하고요. 어머니 같다고 할까요? 저한테도 그런 면이 있을 지  궁금하기도 하고요.
- 오케이! 그러면 소희와 자네의 이번 첫 번째 장면연극은 <북어대가리> 중에서 ‘자앙’과 ‘다링’으로 결정하지. 씬(scene)은 여러분이 정해오길 !


2013. 05. 20.

연기과 박 상 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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