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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05-13 22:45
[월/칼럼] 박상하 교수의 연기 컬럼 - 장면연극 !!
여든 일곱 번째 이야기 - <장면연극> 1
....................................................................박 상하(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기과 교수)

- 수업이 시작되자, 교육자가 실기실에 들어와서 자리에 앉는다. 자, 우리의 다음 단계는 무엇입니까? 교육자는 자리에 앉자마자 학생들을 바라보며 질문을 던진다.

- 희곡작업입니다! 무신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대답한다.
- 맞습니다! 여러분들의 이전 수업은 희곡을 만나기 위한 전단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즉 이제야말로 여러분들은 우리의 본업인 희곡과의 만남을 통해 작업을 시작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오랜 시간 동안 이 작업을 위해 전 단계들을 훈련해 왔습니다. 허구의 무대에 있기 위한 자신의 몸을 활용하는 법, 사물을 자신의 몸으로 다루는 법, 제시된 상황에서 자신의 행동을 찾아 실행하는 법, 상대배우와의 교류하는 법, 자신의 몸을 바꾸어 인물로서 행동을 찾고 수행하는 법, 그리고 텍스트의 인물로서 행동을 찾고 실행하는 법 등을 상당한 시간과 공을 들여 여러분들은 잘 수행해 왔습니다. 이제 여러분은 또 다른 텍스트를 만나게 될 것입니다. 바로 희곡입니다. 이제 희곡은 극작가에 의해 쓰여진 우리의 주재료입니다. 이전의 텍스트인 소설과는 다른 차이점이 있습니다. 무엇입니까?
- .....
- 일전에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소설은 우리에게 친절한 재료이지만, 희곡은 좀 더 골치 아픈 텍스트가 아닐런지요? 승욱이 말문을 연다.
- 희곡은 상당히 많은 생략과 비유, 상징, 은유 등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분석이 필요하고, 그것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기는 데 있어서도 쉽지 않을 듯 합니다. 수정은 또박또박 자신의 생각을 말한다.
- 희곡은 소설보다는 분량 면에서도 상당히 짧습니다. 그래서 집약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따라서 구체적으로 이해하거나 실행하지 못한다면 모래위에 성을 쌓는 것처럼 될 가능성이 있을 것 같습니다. 정태가 손을 들어 말한다.

- 상황은 그렇다치더라도 인물형상을 구축해야하는 면에 있어서도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듯합니다. 주희도 한마디 곁들인다.
- 지난 학기부터 그리스 비극부터 시작해서 현대 희곡까지의 대표작들을 읽어왔는데, 단시간에 상당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내용과 인물, 작가의 의도를 포착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근데 소설은 비교적 여유를 가지고 읽었던 것 같습니다. 그만큼 희곡읽기부터 쉽지 않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소희 또한 자신의 생각을 차근차근 말한다.

- 동의합니다. 극작가는 우리에게 그다지 친절을 베풀지 않습니다. 시간과 공간은 제멋대로 훌쩍 뛰어넘어 버리고, 인물의 성격과 행동 또한 급격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기 일쑤입니다. 여기에서 우리의 본업인 인물의 성격과 행동의 일관성을 획득하기란 여간 까다롭지 않습니다. 그러나 고전이나 명작이라고 일컬어지는 희곡은 이러한 위험에서 어느 정도 우리를 구해주고 있습니다. 그러한 작품은 배우를 배려한 텍스트이자 인간의 행동을 이해한 재료라고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사람과 그들의 관계를 이해하여 행동으로 찾아 주고 받기를 수행하는 일이 무대에서 우리의 일이라면, 명작이야말로 우리를 한결 쉬운 길로 인도할 것입니다. 명작이란 인간의 정신세계를 풍요롭게 하는 것입니다. 시대상, 구체적인 인물상, 관계, 비전(vision), 언어를 통해 우리의 생활을 반추하도록 하고, 풍성한 삶을 영위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러한 작품, 즉 희곡을 우리는 이 단계에서 선택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처음으로 선택할 희곡작품은 가능한 동시대의 명작을 가져오기 바랍니다. 현대희곡을 선택하라는 말은 처음 단계에 있어서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희곡이라는 의미입니다.

- 한국작품이든 외국작품이든 상관없다는 말씀입니까? 정하가 손을 들어 묻는다.
- 그렇습니다. 어떤 국가의 작품이든 관계없습니다. 파트너 또한 여러분들이 스스로 정하길 바랍니다. 단, 가능하다면 남녀가 한 쌍으로 파트너가 되었으면 합니다. 교육자가 정하의 질문에 답한다.
- 사조(思潮)는 관계없습니까? 이번에는 문숙이 손을 들어 질문한다.
- 처음의 장면연극은 사실주의로부터 출발하는 것이 좋습니다. 왜냐하면 사실주의는 기초이며, 이번 단계에서 보다 적합하기 때문입니다. 이후에 우리는 표현주의, 인상주의, 시대극, 서사극, 부조리극, 그리고 코미디극으로 이동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교육자는 문숙의 질문에 덧붙여 대답한다.
- 장면연극이라 하심은 희곡의 전막을 읽고 파트너와 상의해서 그 중 어떤 장면을 선택해오라는 말씀입니까? 문숙은 재차 묻는다.

- 오케이, 그런데 장면선택에 있어서 주의를 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우선 전상황이 분명하고, 인물들의 목표가 뚜렷하며, 행동을 찾아옴에 있어서 명확한 어떤 것이 있어야 합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인물들의 목표를 위한 충돌이 선명한 장면을 선택하여 다음 시간에 나와 상의해서 최종적으로 결정할 것입니다. 또 다른 질문 있나요? 교육자가 학생들을 번갈아 쳐다보며 말한다.
- 파트너와 상의해서 선택한 텍스트가 하나이어야만 합니까? 정태가 질문한다. 왜냐하면 하고 싶은 장면이 한 개가 아니라 몇 개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서요!

- 만일 파트너를 정해서 상의해보고 하고 싶은 장면이 몇 개가 된다면, 몽땅 가져오세요. 나와 상의해서 최종 한 개를 고르도록 합시다, 오케이? 교육자가 정태를 바라보며 말한다. 자, 그럼 오늘 이 시간이후부터 도서관에 가서 희곡을 찾아보고 읽어서 다음 주 이 시간에 가져오도록! 교육자는 학생들에게 과제를 남기고 실기 실을 나간다.
- 학생들은 웅성거린다.           

2013. 05. 13.

연기과 박 상 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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