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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04-22 15:00
[월/칼럼] 박상하 교수의 연기 컬럼 - 역할로 들어가자 !!
여든 네 번째 이야기 - 문학작품 인물 에튜드 15
....................................................................박 상하(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기과 교수)

- 점심 식사 후, 학생들은 자신들의 소품과 의상을 준비하느라 바쁘게 움직인다. 그리고 몇 명은 자신들이 스스로 만든 무대를 이리저리 보며 확인한다. 이윽고 교육자가 들어온다. 교육자는 학생들이 합심해서 만든 마당 깊은 집을 유심히 살펴보고 자리에 앉는다. 소희가 출력한 프로그램 리스트 용지를 꼼꼼히 확인하고 나서 교육자는 말문을 연다.

- 자, 오늘 공개 발표할 순서입니다.

1. 출근                    준호아버지(감무신)
2. 등록금 1              평양댁(권주희) / 민이(손기주)
3. 밥도둑                어머니(이소희) / 식모 안씨(이수정)
4. 집세                    주인아저씨(박정태) / 준호아버지(감무신)
5. 보금당 골목에서    주인아주머니(이정하) / 경기댁(김현정)
6. 학원앞에서          성준(양승욱) / 미선(윤문숙)
7. 등록금 2              경기댁(김현정) / 평양댁(권주희) / 어머미(이소희)
8. 장마                    전체

최종적으로 오늘 발표할 에튜드에 대해 파트너와 이야기하고, 무대 공간, 소품, 의상 등을 확인하길 바랍니다. 공개 발표 후에는 총평과 개평이 있을 겁니다. 발표 후 무대 정리가 끝나는 대로 소희는 보고하도록, 오케이! 자, 그러면 두 시간 뒤에 공개 발표를 하도록 합시다!
- 교육자가 학생들에게 지시를 하고 나간다. 학생들은 삼삼오오로 모여 파트너와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한다.
- 공개 발표 장소인 극장에는 학생들의 선배, 후배, 저학년, 고학년 연기교육자, 화술, 무대동작, 이론전공 교육자들이 객석에 앉아있다. 교육자가 프로그램 리스트를 들고 앞으로 나간다.
 
- 오늘 학생들이 공개 발표할 것은 <문학작품 인물 에튜드>입니다. 이 단계는 다른 말로 하면, 인물형상 에튜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형상을 가진 에튜드 작업입니다. 아직까지 텍스트는 희곡이 아닙니다. 그 이유는 좀 더 우리에게 용이하고 이해하기 쉬운 텍스트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해서 우리는 희곡이 아닌 다른 문학작품을 택했는데, 김원일 선생님의 소설 <마당깊은 집>은 우리로 하여금 여러 면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텍스트라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첫째, 시대와 공간에 대한 조사와 연구가 필요합니다. 둘째, 그 속에는 다양한 인물군상들이 등장합니다. 셋째, 우리의 현 단계인 인물형상에 대한 연구와 작업에 적합합니다. 우리는 이미 배우 자신의 작업인 <대상없는 행동>, <1인 에튜드>, 침묵을 포함한 <2인 에튜드> 등을 공개 발표했으며, 지난 학기부터는 역할로의 작업인 <관찰작업>을 공개 발표했습니다. <관찰작업>이 배우자신의 관찰로부터 몸을 변신하는 작업이었다면, <문학작품 인물 에튜드>는 몸의 변신으로부터 인물의 삶을 행동으로 찾아내고 실행하는 이전 작업의 통합 에튜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전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에튜드는 우리의 작업에 있어서 키워드입니다. 학생들은 근 두 달 동안 소설 <마당 깊은 집>의 시대와 공간을 이해하기 위해 자료들을 수집하거나 답사를 갔다 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어린 학생들이 1950년대 전쟁 직후의 시대상과 공간, 인물 등을 정확하게 이해하기란 여간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렇지만 우리의 작업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공간과 인물들에 대한 탐구이며 행동입니다. <마당깊은 집>은 쉽지 않은 과제이지만 그런 면에서 유익한 재료입니다. <마당깊은 집>에는 많은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 중에서도 10명의 인물만 추출하여 에튜드 작업을 실행했습니다. 학생들은 <1인 에튜드>, <2인 에튜드>, <무리 에튜드> 등을 수업시간에 시연해 왔고, 그 중에서도 성과가 있는 8개를 선택하여 오늘 공개 발표를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문학작품 인물 에튜드>가 끝나면 학생들은 이제 본격적으로 희곡작가를 만날 것입니다. 그것은 희곡의 장면을 선택하여 에튜드 작업을 하고 장면을 연습하여 발표하게 됨을 뜻합니다. 자, 무대 뒤 학생들은 준비되었나요?

- 네! 무대 뒤에서 학생들은 큰 소리로 화답한다.
- 그럼, 공개 발표를 시작하겠습니다. 교육자는 큰 소리로 말하고 자리에 앉는다.

2013. 04. 22.

연기과 박 상 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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