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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04-05 19:05
[목/칼럼] 팝페라 그룹 트루바의 음악칼럼 - 방과 후 예술교육.. 빛 좋은 개살구..
마흔아홉 번째 이야기 - 방과 후 예술교육.. 빛 좋은 개살구..
 ........................................................................... 그룹 트루바 (팝페라, 뽕페라 3인조 성악 그룹)

작년인가.. 아들의 학교에서 학부모의 재능기부를 강요(?)하길래 아들의 학교에 합창교육을 하러 간 적이 있었다. 한 반이 1시간씩 총 2회를 교육받는 이 프로그램은 합창곡 한 곡을 끝내기도 버거운 시간이라 그냥 신나게 노래하며 음악에 대해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누고 온 정도.. 곡의 선곡도 아이들이 관심 있어 할 만 한 곡으로 중간에 랩도 나오는 아주 신나는 곡이었기에 정말 재미있게 놀다 온 기억이 있다.

그런데 몇 일 후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교육청이었는데 아이들 방과 후 동아리 활동 프로그램 심사를 맡아 달라는 것이었다. 거절 할 수 없어 간 심사 자리에는 나를 포함 총 5명의 심사위원들이 있었는데 그 중 3명은 학교 교장선생님들이셨고 1명은 개인사정으로 못 왔으며 예술전문가로는 이 필자가 선정됐다는 것이다. 방과 후 동아리 활동 프로그램은 미술, 음악, 연극 분야로 되어 있는 학교 내 예술 프로그램들이었고 그 프로그램들의 제안서를 보고 탄탄하게 구성되어있는 동아리들을 심사위원들이 채점하여 선별하면 그 동아리에게 교육청이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었다. 의도는 좋으니 자리를 잡고 앉아 찬찬히 제안서들을 훑어 보았는데..

이건 정말.. 그 서류들만 봐서는 그 동아리 교사들은 전부 수퍼맨들이었다!
그리고 그 서류들을 심사하는 심사위원들은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이었다!

먼저 프로그램 제안서들의 내용을 가지고 이야기 해보자. 필자는 미술과 연극에 대해서는 잘 모르기에 음악 프로그램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보자면 이 정도의 스케줄이면 선생님들이 아주 유능한 예술교육자이거나 아이들이 전문적으로 예술교육을 받고 있는 학생들이어야 가능한 일이었다. 그리고 그 예술교육의 효과를 나열해 놓은 페이지는.. 차마 눈이 부셔서 볼 수가 없었다. 어찌나 화려한지.. 이건 뭐.. 이 프로그램을 이수하면 당장이라도 이 시대 최고의 스티브잡스가 될 것만 같았다. 우리 아들도 꼭 이 프로그램을 들어야만 할 것 같은 기분이랄까?.. 합창 프로그램의 효과에서는 아동의 ADHD까지 고칠 수 있다고 나와 있더군..
이 부분에서 오페라 ‘사랑의 묘약’의 약장수가 생각이 났다. 그러면서 다른 심사위원들을 한 번 쳐다봤는데.. 약 기운이 돌고 있는 듯한 표정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예산.. 솔직히 교육청에서 지원해주겠다는 예산이 이런 프로그램을 감당하기에 턱 없이 부족해 보였다. 그런데 이 제안서들을 쓴 담당교사들은 프로그램을 그렇게 화려하게 써 놓고 이 예산에 그 프로그램을 짜 맞추려니.. 부자연스럽고 말도 안 되는 그런 예산 책정에 이 필자는 할 말을 잃었다. 전 교생 앞에서 합창공연을 하는데 필요한 음향 시스템의 예산이 10만원이란다. 그런데 아이들이 모이면 간식은 꼭 먹여야 하니 예산의 반은 아이들의 간식 값으로 나간다.

필자는 학교 공연 섭외가 들어오면 부담스럽다. 이런 예산 책정에 익숙해져있는 교장선생님들은 공연 한 번에 드는 정직한 예산을 들으시면 항상 놀라기를 먼저 하시기 때문에.. 아이들의 정서함양과 창의력 향상을 위해 좋은 맘으로 도와달라고 하시면 거절하기도 힘들다. 아들 생각에..

어쨌든 이런 프로그램들의 황당하고 안타까운 제안서를 보고 있자니 사 교육 필요 없는 공교육이라는 말이.. 빛 좋은 개살구라는 느낌... ‘갈 길이 멀다..’라는 생각이 들어 무기력해졌다.
 
이제 심사위원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보자. 같이 심사위원을 하는 그 교장 선생님들이 글을 아시니 읽기는 하시는데 프로그램상의 내용이 정말 가능한 일인지.. 이 교육내용이 타당한지.. 아이들이 따라 할 수 있는 분량인지.. 이 교육의 효과가 정말 있는 것인지.. 이 동아리가 정말 이 예산으로 여기에 적힌 공연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인지.. 당최 모르시는 것 투성이라 자꾸 이 필자에게 물어보는 것이었다. 이 필자도 음악전공이니 미술 프로그램이나 연극은 잘 모르는데도 그것들을 설명하느라 심사시간은 나의 예상보다 훨씬 길어졌다. 그 분들.. 그 점수를 믿을 만 할 지 정말 이 필자는 모르겠다..

심사가 끝난 후에 교육감님과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있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방과 후 프로그램 운영에 관한 여러 가지 고충을 들을 수 있었는데 제도적으로 많이 개선되어야 할 부분들을 통감하며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되었다.

필자는 시립 예술단의 시립 합창단 출신이다. 문화 복지를 위해 만들어진 이 단체가 각각의 시 소속의 많은 학교들과 연계한 프로그램들을 감당하고 해결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을 것 같은데 아직은 그 활동들이 찾아가는 공연에만 머물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이 이야기는 다음 칼럼에 자세히 다뤄보고 싶다.

음악 칼럼이라면서 이런 이야기를 다루는 것이 생뚱맞아 보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런 기회를 통해 음악과 연계한 많은 것들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도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 해야 할 일인 것 같아 조심히 다뤄본다.

팝페라 그룹 트루바의 제멋대로 칼럼 다음에도 계속..

2013. 04. 04.

팝페라 그룹 트루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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