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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02-28 12:10
[목/칼럼] 팝페라 그룹 트루바의 음악칼럼 - 즉흥연주는 재즈가 아닌 클래식!
마흔네 번째 이야기 - 즉흥연주는 재즈가 아닌 클래식 !
 ........................................................................... 그룹 트루바 (팝페라, 뽕페라 3인조 성악 그룹)

우리가 흔히 ‘자유로운 음악!’ 하면 재즈나 록을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하는 제일 큰 이유는 바로 ‘즉흥 연주’때문인 것 같은데.. 재즈 음악가들은 악보 없이 서로 정해진 코드만 있으면 자유롭게 음악을 만들어 새로운 음악을 창조해내고 그런 자유로운 음악을 접하는 관중들은 그 모습에 열광하며 박수를 보낸다. 그런데 클래식.. 악보에 매여 있는 답답한 음악.. 음표 하나라도 틀릴까 쉴 새 없이 연습하고 작곡가가 명령하는 아티큘레이션만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잡혀 공연하는 사람을 보면 보는 사람 또한 긴장감에 침 삼키는 소리도 줄여야만 하는 그런 음악,,
내 참.. 어쩌다 클래식이 이런 편견을 갖게 됐을까?
하지만 클래식 음악이 이런 모습만 있는 것이 아니다.

클래식 음악은 고전음악을 뜻하는 것이니 서양 음악이라고 명칭을 바꾸고 이야기를 해 보면, 중세시대 종교음악에서 합창의 멜리즈마는 노래하는 사람들의 자유로운 즉흥연주에 기반을 두고 있었으며 세속음악에서는 음유시인들, 즉 프랑스의 트루바두르를 비롯하여 민네징거, 종글뢰르 등도 돌아다니며 사랑이야기와 철학, 정치 이야기 등을 즉흥노래로 만들어 사람들에게 들려주곤 했다.

16세기에 들어가서는, 연주자가 연주하는 동안 작곡된 곡의 선율에 장식적인 페시지를 즉흥적으로 만들어 연주했는데 그것을 ‘디미누션(Diminutions)'이라 하였으며 건반음악에서 곡 전체가 즉흥적이라 할 수 있는 장르는 프렐류드, 판타지아, 토카타가 있었으며 예전부터 유행하던 노래나 유명한 춤곡 선율을 베이스로 하고 그 위에 변주를 넣는 음악의 장르로 파반느, 길리야드, 알르망드 등이 있었다. 이러한 즉흥연주 기법인 디미누션은 이미 작곡된 곡과 작곡할 곡의 형식에 많은 영향을 끼쳤으며 바로크시대의 음악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요소로서 우리가 바로크 음악을 가장 창의적인 음악이라고 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17세기에는 통주저음이라는 반복되고 지속되는 저음 위에 자유롭게 멜로디를 만들어가는 즉흥연주가 유행했으며 대표적인 형식은 샤콘느와 파사칼리아로서 장식음들이 극에 달하는 시기였다. 그래서 이 때에는 가수나 연주자로 인정을 받으려면 많은 장식음과 변형을 잘 만들어가며 연주하여야만 최고로 칭송받던 시대였다.
이 시대의 즉흥연주 기법으로는 지속저음을 빠른 음형으로 분해함으로 베이스 자체를 장식하는 ‘디비전(division)'이 있었고 지속 저음 위에 짧은 음형으로 된 상상하여 만든 멜로디를 포함하는 ’디스칸트(descant)'가 있었다.

위의 내용만 보더라도 우리가 지금 굉장히 어려워하는 바흐의 합창곡들이나 피아노곡들이 얼마나 자유롭게 연주되어졌는지 알 수 있다. 그 시대의 가수나 연주가들은 작곡가보다 더 한 창조를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들은 무대에 서서 작곡가가 정해준 틀이지만 그 안에서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토해내며 최고의 자유를 만들어 낼 수 있었고 작곡가들은 그들의 그런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믿고 기꺼이 그들에게 음악을 내어주었다. 
그런데 어쩌다 지금의 클래식은 악보의 노예가 된 거지?

다시 한 번 고증으로 돌아가서 18세기 후반 이후 지금 우리가 클래식 음악이라고 부르는 그 고전, 낭만, 현대 음악을 보면 고전시대는 음악 양식의 명확성이 굉장히 중요하게 여겨져서 화음들은 악보에 자세히 쓰였고 작곡가들은 화려한 장식과 기교보다는 간결하고 자연스런 음악형태를 추구하면서 자신들이 쓴 이외의 것을 연주가들이 변형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게 되었다. 그래서 즉흥연주의 중요성은 약화되었고 곡 마지막의 ‘카덴차’라는 부분이 유일한 즉흥연주 부분이 되었다. 슈베르트의 즉흥곡, 쇼팽의 즉흥곡들이 있긴 하지만 그것 또한 악보로 자세히 남겨져 있어 똑같이 연주가 가능하기 때문에 즉흥곡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바로 이 시기.. 슈베르트와 볼프는 천재 시인들의 가사에 맞게 심혈을 기울여 선율을 붙였고 드뷔시는 음악으로 자신의 개인적인 인상을 표현하고 싶어 하던 이 시기는 작곡가들이 연주가들에게 내어줄 음악적 공간이 없었다. 그러기 싫었던 것 같다.
사실 지난 번 칼럼에도 다뤘지만 이 시기는 아마추어 연주자들이 많이 있었고 그들이 어줍지 않은 실력으로 자신들의 곡을 망치는 것이 못마땅하고 싫었을 것이다. 바로크 음악이야 워낙 장식이 많고 기교가 많아 아마추어 음악가들은 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지만 음악이 간결해진 이 시대는 아마추어 음악가들이 만만히 보고 덤볐을 것이기에..

어쨌든 이런 상황들이 바로 오늘의 답답한 클래식을 만들어 버렸다. 필자는 어렸을 때부터 클래식 음악을 배워왔지만 즉흥연주를 해 본 적이 없다. 할 기회도 없었다. 아니! 하면 큰일 나는 줄 알았다! 시키는 것만 잘해야 점수가 잘 나왔다.

이제 클래식 음악도 다시 자유로워 질 수 있어야 한다. 지금 클래식 음악을 이어가고 있는 현대 음악에서 자유를 찾겠다고 나오는 음악들이 ‘우연성 음악’들인데 예를 들자면 ‘주사위 음악’ 같은 거 말이다. 이런 시도도 좋지만 연주자들의 역량과 생각이 많이 깨어서 작곡가들과 많은 자유로운 음악들을 함께 만들어갔으면 하는 것이 필자의 바램이다. 옛날 바로크 시대 작곡가들이 연주가들을 믿고 많은 부분을 맡겼던 것처럼..

클래식 음악가들이 자유로워 질 날을 꿈꾸며 팝페라 그룹 트루바의 희망 칼럼

다음에도 계속...   


2013. 02. 28.

팝페라 그룹 트루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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