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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02-14 13:03
[목/칼럼] 팝페라 그룹 트루바의 음악칼럼 - 첼리스트 장한나, 그녀의 얼굴이 말해주는 것!
마흔세 번째 이야기 - 첼리스트 장한나, 그녀의 얼굴이 말해주는 것 !
 ........................................................................... 그룹 트루바 (팝페라, 뽕페라 3인조 성악 그룹)


이 필자가 성악을 배울 때 나의 레슨 선생님은 이런 발성법을 가르쳐주셨다.
“자 발성연습하자. 음정은 도, 미, 솔, 미, 도. 그렇게 두 번 반복하며 반음 씩 올라갈 거야. 거기에 말을 붙일 거야. 나는 예뻐요.. 정말 예뻐요.. 이렇게.”
이 발성을 하면서 정말 손 발 오그라들어 혼났다. 쑥스러워 어쩔 줄 모르고 있는 나에게 선생님은 또 이런 주문을 하셨다. “소리를 미간사이로 낸다고 생각해. 눈을 크게 뜨고 광대뼈를 들어. 배에 힘을 주고 가슴을 펴. 입은 웃는 모습으로..”
혹시 상상이 되시는지? 영화 배트맨에 나오는 조커 같은 얼굴 표정으로 ‘나는 예뻐요, 정말 예뻐요’를 노래로 부르고 있는 내 모습이? 레슨이 끝나고 연습실에서 나오면 옆방에서 연습하고 있던 내 친구들이 놀리면서 지나갔다. ‘나는 예뻐요.. 미쳤나봐요..’
그 때 내 모습을 생각하면 지금도 웃음이 난다.
지금도 그 선생님은 그렇게 아이들을 가르치신다. 그래서 그 선생님의 제자들은 슬픈 노래, 분노의 노래 할 것 없이 전부 조커 얼굴을 하고 노래를 부른다. 그런 얼굴을 안 하면 소리가 배운 대로 잘 안 나올 것 같아 불안하단다.. 하지만 듣는 관객은 우리말도 아닌 그 노래에 대해 표정만 보고 심각한 오해를 할 수 있다는 것 쯤 생각해 주길..

이런 문제는 비단 이 선생님의 제자들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조금 다른 이야기겠지만 클래식 음악가들은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꽤 많다.
“가슴은 뜨겁게, 머리는 차갑게!”
이 얘기는 음악에 감정은 충분히 가지되 음악의 기교나 소리를 위해서는 냉정하게 페이스를 유지하여 흔들림 없는 연주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그럼 가슴과 머리 중간의 얼굴은 어떻게 해야 하지?
사람은, 생각만 달라져도 표정이 바뀐다. 예를 들어 내가 맛있는 케이크를 생각할 때의 표정과 싫은 사람을 생각할 때 표정, 그리고 우울할 때 표정, 짜증날 때 표정이 얼굴에 그대로 나타나게 되어있다. 그런데 그런 표정을 무언가로 감추게 되면 이상하고 어색해져 버리는 것이 사람의 얼굴이다. 포커페이스라는 것도 있지만 그건 ‘연기’이고 연기는 가짜다.
노래를 하는 사람들은 그 곡의 감정을 충분히 전해줘야만 듣는 사람들이 감동을 받을 수 있다. 무대와 객석의 거리가 먼 공연장에서는 감정을 좀 더 과장해야만 내가 전하고 싶은 감정을 전할 수 있다고 한다. 헌데 클래식 음악을 하는 사람들 중에 진짜 표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아 보인다.
멋져 보이기 위해.. 소리를 잘 내기 위해.. 연기를 잘 하기 위해.. 그렇게 우리는 가짜 표정들을 연습한다.
가슴은 뜨겁게.. 필자가 생각하길 이 이야기는 몰입이다! 노래든 음악이든 전부 내 감정이 아닌 작곡가의 감정을 노래하는 것이니 가짜는 가짜인데 그것을 진짜로 만들기 위해 연주가들은 몰입을 해야 한다! 
그리고 ‘머리는 차갑게..’ 이 이야기는 다른 많은 곡들을 연주해야 하는 연주가가 한 감정에만 몰입하여 공연을 망칠수도 있으니 감정을 빨리 정리하고 다른 이야기를 할 줄 아는 냉정함을 이야기 해야만 할 것이다. 음악을 만들기 위한 테크닉이나 아티큘레이션을 생각하는 머리는 없어야하는 것이기에.. 그것은 연습에서 다 끝났어야 하는 일이다.

여기서 필자는 첼리스트 장한나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첼로의 신동 장한나.. 1994년 11살의 나이로 로스트로포비치 첼로 콩클 심사위원 만장일치 최우수상을 수상하여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음악가이다. 그런 그녀의 공연모습이 처음 TV에 나왔을 때 우리 아버지의 반응이 생각난다. “표정이 왜 저래? 꼭 공옥진 같잖아.. 클래식으로 밥 벌어먹고 살려면 표정부터 고쳐야겠네!”
흠.. 클래식 음악에 익숙하지 않았던 우리 아버지는 그녀의 음악보다 그녀의 표정이 먼저 보이셨고 그 이후로 ‘장한나’하면 ‘표정 이상한 애’라는 선입견을 항상 가지고 계신다.
그런 그녀가 2009년 9월쯤 이였나.. 무르팍 도사라는 프로그램에 나와 자신의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장한나의 표정에 관해 MC가 질문을 했다.
“장한나씨의 표정이 압권인데, 연주에 집중하기 위해 만든 인위적인 표정인가요?”
그녀의 답변이 시작된다.
“저도 여자인데.. 수천 명 앞에서 일부러 그런 표정을 짓고 싶겠어요? 나라는 존재를 잊어야 좋은 연주가 가능해요.. 연주를 시작하면 표정 같은 걸 생각할 여유가 없어요.”

나라는 존재를 잊어야.. 몰입이다. 몰입하여 가짜를 진짜로 만들어야만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 연기자들은 이 이야기가 무엇을 말 하는 지 잘 알고 있다. 음악도 마찬가지이다. 감정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단지 음을 넣어 한다는 것만 다른 것이다. 그리고 말이 아닌 악기로 한다는 것이고.. 그래서 음악가들은 연기자들보다 더 몰입해야만 한다. 몰입하여 나온 표정은 진짜다. 진짜 표정은 내가 만드는 것이 아니고 그냥 그렇게 되는 것이다.
정말 무표정한 얼굴의 성악가들을 보며 우리는 저러지 말아야지.. 하고 이런 저런 생각을 해본 트루바의 칼럼..
다음에도 계속..


2013. 02. 14.

팝페라 그룹 트루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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