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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01-31 18:18
[목/칼럼] 팝페라 그룹 트루바의 음악칼럼 - 위대한 멘토? 위험한 멘토!
마흔한 번째 이야기 - 위대한 멘토? 위험한 멘토!
 ........................................................................... 그룹 트루바 (팝페라, 뽕페라 3인조 성악 그룹)


자주 하는 이야기지만 요즘 오디션 프로그램 정말 많다. 그 오디션 프로그램 전부 다! 가수들을 뽑는다.

많은 가수 지망생들이 지원을 하고 많은 시청자들이 그들의 노래를 듣는다. 그러고 나서 세 명에서 네 명 남짓의 심사위원들이 그들을 심사한다. 시청자들은 그 심사평 또한 흥미진진하게 지켜본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시청률에 아주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그 심사위원 즉 멘토들의 평.. 듣고 있자니 화가 나기도 하고 어이없기도 하고..
인터넷에 오디션 프로그램이라고 치면 이런 글이 뜬다. 오디션 프로그램 독설 베스트..

차근차근 보니 어떤 멘트들이 있냐면 '가수의 길 보다는 다른 일을 찾으세요', '내가 그간 욕한 사람들은 욕할 가치가 있었지만 너는 욕할 가치도 없는 사람..' '내가 3류 라고 하면 너는 3류야..' 등등.. 이런 모욕적인 말이 아니고라도 돌려 이야기를 하는 착한 멘토? 들의 심사평도 그다지 다르진 않다.

도대체 무슨 근거로? 무슨 이유로? 무슨 권리로?
심사위원 자신들의 기준은 무엇이며 그 기준이 절대적인가? 그 멘토라는 사람들은 누구에게 배웠 길래 자신의 기준에 그렇게 자신만만한가?
그 오디션 프로그램 지망생들은 적으면 10대 초반 많으면 20대 초반의 어린 학생들이다. 나이가 어리고 아직 프로가 아니라고 해서 그들이 그렇게 모욕적인 말을 들어야 하나?
필자는 어려서부터 성악레슨을 받으며 선생님들께 맞기도 많이 맞고 욕도 많이 들었더랬다. 모욕적인 말도 많이 들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참아내고 포기하지 않고 이 길을 걸어 무대에 설 수 있었던 건 나의 스승들이 다 '나 잘돼라고 하시는 이야기겠 거니..'라고 생각하며 넘겼기 때문이다. 그렇게 넘길 수 있었던 이유는 스승과 나와의 인간적 유대관계가 있었고 나와 스승말고는 이런 상황에 대해 아는 사람도 없었기 때문이 컸다. 헌데 이놈의 오디션 프로그램은 난생 처음보는 심사위원들과 시청자들 앞에서 발가벗겨진 채 모든 것을 노출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런 독설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아 누구하나 자살을 해야만 이 짓거리들을 멈출 것인지...

가수라는 것.. 테크닉, 감정 전달, 가사 전달, 개성있는 목소리 모두가 잘 조합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노래를 할 수 있어야 할 것이지만 아직 어린 학생들의 인생경험은 턱 없이 모자라고 그간 받은 교육의 양이나 질도 천차만별일 것이며 이 아이들이 가수가 되고 싶어 하는 열망이 얼마나 큰지 가늠이 안되는 상황에서 시청률 높이자고, 아님 자신의 맘에 안든 다고, 혹은 기본기가 없다고 전 국민이 보는 앞에서 안 해도 될 그런 엄청난 말들을 서슴없이 내 뱉는 이 사람들은 제정신인가?

본인들은 말 하겠지.. 이런 시련도 극복 못하면 아무것도 못한다고.. 그럼 그 사람들 앞에서 이 필자는 이렇게 이야기 해보고 싶다. 전 국민이 시청하는 프로그램에 나가 본인들에 관한 악플을 하나씩 읽어보면 기분 어떻겠냐고!

여기서 아주 오래전 이야기를 하나 꺼내보겠다. 혹시 "명태"라는 우리나라 가곡을 아시는지? 이 가곡은 한국 리얼리즘 가곡의 대표작으로 앙평문 시인의 가사에 작곡가 변훈 선생님께서 곡을 쓰시고 우리나라의 대표적 성악가인 오현명 선생님께서 부르셔서 유명해진 가곡이다. 가곡 중간에 레치타티보가 나오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 곡은 1951년 작곡되어 1952년 가을 부산극장에서 열린 '한국 가곡의 밤'이라는 음악회에서 처음 발표되었는데 음악회가 끝난 뒤 음악평론가 이성삼씨가 연합신문에 이렇게 평론을 썼다. '이것도 노래라고 발표 하냐!'

그 시대 사람들은 홍난파 류의 얌전하고 서정적인 가곡에 익숙해있던 시기로서 이 '명태'라는 가곡의 출현은 많은 전문가들과 청중들에게 충격적인 일이었을 것이다. 어쨌든 이 음악평론가의 독설에 큰 상처를 받으신 변 훈 선생은 당시 자신이 작곡해 놓았던 다른 가곡들의 악보를 전부 찢어버리고 작곡가의 길을 포기하셨다. 그리고 1952년 외무부에 들어가 직업외교관이 되셨다고 한다. 하지만 1960년대 중반부터 오현명 선생님이 부른 '명태'가 많은 갈채를 받기 시작하면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가곡 68곡중 하나로 선정되었다. 오현명 선생은 그의 자서전에서 이렇게 회고했다한다. '명태의 악보를 보니 , 그게 아무래도 노래가 될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왠지 정겹게 느껴지게 되었다. 그 곡의 한국적인 익살과 한숨 섞인 자조와 재치가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이런 곡이 그 음악평론가에게는 맘에 안들 수도 있었겠지.. 하지만 그렇다고 '이것도 노래라고 발표 하냐'는 말은 안 해도 될 말이었다. 무슨 근거로 이런 말을 해서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꿔놓고 발표가 되었다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을 지 알 수 없을 그 곡들을 세상에 나오지도 못하게 했느냔 말이다!

말이란 것, 정말 무섭다고 그래서 조심해야한다고 어렸을 적부터 배워오던 그 기준을 지금 오디션 프로그램 심사위원들은 배우지 못했나보다.

내 친구 한 놈이 레슨을 하는 것을 구경한 적이 있다. 헌데 그 학생을 가르치면서 TV속 이 멘토들 처럼 하지 말아야 할 이야기들을 많이 하길래 레슨 끝나고 화난 길에 이야기를 좀 한 적이 있다.  "무슨 자신감으로 아이에게 이런 이야기들을 하지? 너의 그 기준은 합당하니?"라고.. 그랬더니 그 친구 하는 말이 "이런 이야기들을 가지고 상처받고 안할 놈이면 원래 안되는  놈인 거고 이 말을 듣고 오기가 나서 덤비는 놈이면 가수해도 될 놈이고, 난 그걸 시험해 보고 있는 거야.." 내 참.. 그 존경스런 작곡가 변 훈 선생님도 펜을 놓아버리게 만드는 것이 독설인데..."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했던가? 사람이란 게 단순한 면도 없지 않아서 많은 독설을 듣다가도 칭찬 한 마디면 다 잊어버리는 사람들도 있지만 많은 칭찬이 있어도 독설 한마디에 죽고 싶어지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다. 스승과 제자가 서로 알아가며 정말 나를 사랑해서 하는 말인지 아닌지, 생각 없이 한 말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을 정도의 유대관계가 성립되어 있다면 이 필자가 상관 안해도 본인들이 알아서 필터링을 할 테지만 지금 TV속 오디션 프로그램은 그게 아니지 않은가?

노래라는 것, 예술이라는 것, 개성과 자신의 예술관이 분명해야 다양한 예술이 탄생하고 그 안에서 서로 자극받고 배우면서 발전해 나가는 것일텐데 TV속 그 멘토들은 자신들의 기량과 예술성에 얼마나 자신이 있기에 남의 집 귀한 자식들에게 막말들을 하시는지? 그들이 무엇을 가지고 있고 얼마나 발전할 수 있는지 정말 노래 한 곡 들어보면 다 아나?

오디션이라는 것이 분명 심사기준이 있어야만 하는 것이지만 만약 그 심사기준에 합당하지 않다면, 그것은 틀린 것이 아니고 우리의 심사기준에 맞지 않다라는 것을 강조해야만 할 것이며 그 심사기준 또한 절대 선이 아닌 것이기에 그것과 합당하지 않은 많은 오디션 지망자들에게 옳고 그르다라는 생각보다 이것과 저것 중에 우리는 이것을 찾는다는 식의 배려 깊은 이야기를 해 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지금 음악을 공부하고 있는 내 아이만큼은 이런 험한 꼴 당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아버지 마음 같은 칼럼 다음에도 계속...

2013. 01. 31.

팝페라 그룹 트루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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