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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01-11 15:29
[금/칼럼] 메이크업 4인4색 임유경 교수의 분장 컬럼 - 산타클로스에게 헌정된 오페라 !!
1월 두 번째 이야기 - 산타클로스에게 헌정된 오페라 !
........................................................................임 유경(전문분장 팀 Face off 대표)

산타클로스(Santa Claus)가 아이 엄마에게 고소를 당한다. '거짓과 사기를 일삼아 아이들의 왕 노릇을 하는 사이비교주 같은 사람이며, 상거래법을 위반하고 과소비를 조장 한다'는 말도 안 되는 이유이다. 사건은 점점 확대돼 산타클로스는 결국 법정에 서게 되고, 사람들은 산타를 반대하는 파와 찬성하는 파로 나뉘어 논쟁을 벌인다. 산타가 필요 없으며 그의 존재 의미가 더 축소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대파의 목소리는 점점 힘을 얻고, 결국 산타클로스는 감옥에 갇히게 된다.

1951년 크리스마스이브, 프랑스의 디종 대성당에서 실제로 산타클로스를 상대로 재판이 진행됐다. 재판에 회부된 산타클로스의 죄명은 크리스마스의 종교적 의미를 퇴색시켰다는 것이었다. 치열한 공방 끝에 그는 결국 대성당 앞 장대에 매달려 화형을 당한다. 물론 화형을 당한 건 실제 산타클로스가 아닌 산타클로스 인형이었다. 그렇다면 이런 해프닝이 왜 일어났을까? 당시 가톨릭교회는 성탄절의 과소비 등, 산타클로스의 이미지가 점점 변질되어 상업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현실이 너무나 안타까워 산타 인형을 피고인으로 내세워 크리스마스 상업주의에 일침을 가하고,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다시 되새겨보자는 의도로 재판을 열었다고 한다.





이 사상 초유의 사건을 모티브로 하여, 이탈리아 작곡가 로베르토 몰리넬리는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오페라와 뮤지컬의 요소를 적절히 섞은 퓨전 오페라를 만들어 산타클로스에게 헌정한다. 몰리넬리는 로시니 교향악단의 예술 감독이자 페스카라 음악원의 교수로, 안드레아 보첼리, 사라 브라이트만, 구스타브 쿤, 체칠리아 가스디아 등 내로라하는 뮤지션들과 작업했었고 유명한 영화음악과 광고음악들을 만든 세계적인 작곡가이다. “산타클로스는 재판 중”이라는 제목부터 코믹한 이 오페라는 시종일관 훈훈하고 유쾌한 드라마가 펼쳐진다. 결말 또한 실화와는 달리 산타클로스는 결국 재판에서 풀려나고 모든 사람들이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맞는다는 내용으로 살짝 바뀌었다.





이 작품의 과제는 ‘어떻게 하면 산타클로스를 ‘진짜’ 산타클로스처럼 만들어 보는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줄까?’였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산타클로스와 비슷한 이미지의 배우를 캐스팅하면 되지만, 오페라는 극의 특성 상 외모보다는 노래가 우선이 되어야하기 때문에 이미지에 맞는 가수를 마음대로 섭외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분장 팀은 가수를 캐스팅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이미 섭외된 가수를 무조건 배역에 맞는 이미지로 만들어야 한다. 이번 작품은 산타클로스가 산타클로스 같지 않으면 정말 코미디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결코 쉬운 작업은 아니었다. 우선 산타클로스의 이미지를 스케치하고 가발과 눈썹, 수염 제작에 들어갔다. 무대공연이지만 진짜 산타클로스처럼 보이게 하고 싶었기 때문에 눈썹과 수염은 영상에서 사용하는 벤틸레이트(ventilate) 수염을 사용하기로 했다. 벤틸레이팅(ventilating)은 가는 그물망에 수염 털을 묶어주는 것을 말하는데, 한 올 한 올 망사에 묶어줘야 하므로 제작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고 힘들지만 붙였을 때 본인 수염처럼 자연스럽다. 이러한 노력 끝에 상당히 자연스럽고 인자하면서, 연출자가 요구했던 약간은 코믹한 모습의 산타클로스가 탄생할 수 있었다.

다음은 이태리의 “산타클로스는 재판 중” 공연 모습이다. 우리나라 산타클로스와 이태리 산타클로스의 분장을 비교하면서 보면 훨씬 재미있을 것이다.







산타클로스는 오늘날의 터키에 해당하는 지역의 주교였던 성 니콜라우스라는 실존 인물에서 유래됐다. 유복한 집안 출신이었던 그는 일찍 부모를 여의고 자신에게 막대한 유산이 돌아오자 그것을 모두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사용하는 등 남몰래 많은 선행을 베풀었다고 한다. 니콜라우스가 사망한 후 그의 명성은 전 유럽에 퍼져 나갔고, 12세기 초 프랑스의 수녀들이 니콜라우스의 축일(12월 6일) 하루 전날인 12월 5일에 그의 선행을 기념해 가난한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기 시작한 것이 유럽의 전 지역으로 확산되었다. 17세기 초 아메리카 신대륙으로 이주한 네덜란드 사람들이 자선을 베푸는 사람을 성 니콜라우스라는 이름 대신 산테 클라스라고 부르게 되었고 그 발음이 그대로 영어가 되어 현재의 산타클로스가 되었다. 오늘날의 산타클로스는 빨간 모자를 쓰고 빨간 옷을 입은 모습으로 표현되는데, 이것은 1931년, 미국의 음료 회사인 코카콜라가 겨울철에 콜라의 판매량이 급격히 감소하자 이것을 막기 위한 홍보 전략으로 코카콜라의 상징색인 빨간 색을 산타클로스에게 입힌 것에서 유래했다. 또한 오늘날처럼 산타클로스가 순록이 끄는 썰매를 타고 다니는 모습으로 일반 사람들 앞에 등장한 것은 1822년 성탄절 이브로, 뉴욕의 신학자 클레멘트 무어가 쓴 '성 니콜라스의 방문'이라는 시가 효시였으며, 통통한 볼에 뚱뚱한 모습을 하게 된 것은 토마스 나스트라는 19세기의 만화가가 20년 동안 잡지에 성탄절 삽화를 그리면서 완성한 것이라고 한다.

2013. 1. 11.

임 유 경 Face off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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