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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01-10 16:15
[목/칼럼] 팝페라 그룹 트루바의 음악칼럼 - 사는 것이 힘들면 뜨는 음악, 후크송 !!
서른여덟 번째 이야기 - 사는 것이 힘들면 뜨는 음악, 후크송 !
 ........................................................................... 그룹 트루바 (팝페라, 뽕페라 3인조 성악 그룹)

얼마 전 이런 기사를 보았다. ‘K-pop 후크송의 매력, 전 세계를 사로잡다!’
이 기사에서는 ‘K-pop 콘서트 in 유럽’이라는 사이트에서 유럽인들에게 K-pop을 왜 좋아하는지를 물어보았는데 많은 응답자들이 답하기를 슈퍼주니어의 노래 ‘쏘리 쏘리’를 듣고 케이팝에 매료되었다는 답을 하였다고 한다.

요즘 우리 대중가요의 많은 곡들이 리듬과 가사가 단순 반복되는 후킹효과를 써서 작곡한 경우가 많이 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도 그렇고 소녀시대의 히트곡 ‘Gee’를 비롯하여 아이돌 그룹의 거의 모든 곡들이 이 후킹효과를 써서 재미를 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 후크송의 중독성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바로 소리의 안정도에서 찾을 수 있다고 한다. 안정도는 가사가 나오는 부분과 가사가 나오지 않는 부분의 비율을 뜻하는데. 가장 듣기 편한 안정도는 30~40%, 후크송은 이러한 안정도가 무려 62.7%로 대단히 높게 나타나며 또한 이 수치는 우리 인간의 심장박동수와 비슷한 수치라고 한다.

흠.. 안정도라.. 그렇다면 사람들이 음악을 들으며 어떤 새로운 생각이나 감동을 받는 것보다 심신의 안정을 더 추구한다는 소리인데..

여기서 조금 어려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예술 사회학에 관한 이야기인데 예술과 사회의 관계에 관한 이론을 다루는 학문이다. 이 후크송의 유행을 이제 예술 사회학적으로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비판론적 사회학의 창시자 칼 마르크스의 이론, 의식이 인간의 존재를 결정짓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사회적 존재가 의식을 결정지으며 물질적 생활의 생산 양식이 인간의 사회적, 정치적, 정신적 과정의 일반적인 특징을 결정한다는 이 이론을 배경으로 하여 문화 비평가인 테오도르 아도르노는 대중음악을 이렇게 말한다.

‘자본주의 아래서 노동은 지루하고 힘들며, 따라서 노동자들은 탈출을 꿈꾸지만 바로 그 지루함과 힘겨움 때문에 <진정한 탈출>을 위한 에너지가 남아있지 않다. 그래서 노동자들은 순수음악이 아닌 대중음악과 같은 형식 내에서 피난처를 찾게 되며 대중음악 소비는 항상 수동적이고 끊임없이 반복되며 세계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노동의 ’긴장과 지루함‘은 사람들이 여가시간에도 노력을 기울이지 않도록 만든다. 사람들은 노동 시간에는 ’새로움‘을 거부당하고, 또 여가 시간에 새것을 찾기에는 너무나 지쳐 ’자극을 갈망‘한다. 대중음악이 이 갈망을 채워주는 것이다.’

여기서 아도르노는 지친 노동자들이 새것을 찾는 다기 보다는 ‘자극’을 찾는다고 말했지만 필자의 생각은 여기다 조금 더 보태려고 한다. 바로 ‘안정’이다.

대중음악을 즐겨 듣는 많은 지친 대중들(노동자, 학생)이 요구하는 것은 눈으로는 ‘자극’을 원하지만 귀로는 ‘안정’을 더 원한다. 그래서 대중음악의 코드는 단순하며 반복적인 것이다.

여기서 잠깐 한 가지 예를 들겠다. 혹시 노동요라고 아시는지? 민요의 일종으로 노동을 하면서 부르는 노래이다. 우리나라에는 농부가, 방아타령, 뱃노래 등이 있고 외국 곡을 예로 들면 영화 비틀 쥬스의 삽입곡, 헤리 벨라폰테의 ‘Banana boat song’이 있는데 이 곡의 장르는 디깅 송(Digging song)으로 자메이카의 유명한 노동요이다. 이 곡 또한 우리나라의 노동요와 같이 ‘외침과 호응’으로 이뤄져 있으며 똑같은 것이 계속 반복되는 후킹효과를 가지고 있다.

노동을 하면서 노동의 효율을 높이고 즐겁게 하기 위해 자연스레 만들어진 이 노래들은 모든 나라에서 비슷한 형태를 띠고 있으며 이 음악의 영향이 오늘날 힙합, 락, 펑키 등의 대중음악에 베어있다. 노동자들에게 이러한 음악은 친숙하며, 집중하기도 귀찮을 정도로 지쳐버린 노동자들은 모차르트의 작은 별 변주곡이나 베토벤의 소나타처럼 모티브의 다양한 변화와 의미들에는 관심조차 없는 것이다.

지금 유럽은 경제위기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프랑스의 부자들은 높은 세금 때문에 다른 나라로 주소지를 옮기고 있고 이에 노동자들은 분개하고 있으며 실업률은 극도로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얼마 전 뮤지컬 영화 ‘레미제라블’을 보았는데 그 영화가 지금 만들어져 개봉되어진 것에는 무슨 뜻이 있지 않을까 싶다. 어쨌든 이런 어려운 경제상황에 제일 힘든 대중들은 발달된 인터넷 문화로 쉽게 우리나라의 가요들을 접하게 되었으며 그 화려하고 자극적인 비주얼과 함께 들리는 ‘안정된’음악이 그들에게 신세계를 선물한 것이다.

한 마디로, 지금 전 세계 사람들은 ‘안정’을 원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살펴보자니 우리 가요가 세계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 자랑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스럽다.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힘든가?“

지구촌에서 슈퍼주니어의 후크 송, 싸이의 ‘강남 스타일’을 부를 때 마다 그들의 힘든 신음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마음 아프기도 하다.

필자는 음악가이다. 이런 우리 가요가 그들에게 조금이나마 심신의 안정을 주고 스트레스를 풀 기회를 준다는 것이 다행스럽기도 하지만 창작자의 입장, 예술가의 입장으로 경제 불황에 발 맞춰 이런 음악만을 만드는 것은 근무 태만이 아닌가 싶다.

지금의 후크 송 즉 대중음악은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힘들지? 쉬어~ 아무 생각 하지마! 그냥 즐겨~”
하지만 이런 위로 뒤에는 이런 이야기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잠깐만 이렇게 쉬었다가 내일을 위해 다시 준비해보자!”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음악들이 많이 나와야 하지 않을까?

새로운 예술, 도전적으로 만들고 부지런히 보급하여 창의적 인재를 양성하는 일! 예술가가 할 수 있는 일 중 가장 보람된 일일 것이다!

정말 보람차게 세상 살다 칭찬 받으며 떠나고 싶은 트루바의 신년 다짐 같은 칼럼 다음에도 계속...

2013. 01. 10.

팝페라 그룹 트루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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