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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12-13 23:58
[목/칼럼] 팝페라 그룹 트루바의 음악칼럼 - 변함없는 그 쇠주의 은혜...
서른네 번째 이야기 - 변함없는 그 쇠주의 은혜...
 ........................................................................... 그룹 트루바 (팝페라, 뽕페라 3인조 성악 그룹)

얼마 전 예배시간, 성가대에서 같이 찬양을 부르다 혼자 웃음이 터져 얼굴이 빨개지도록 참았던 기억이 난다. 이 필자가 무엇 때문에 그렇게 웃었냐면, 찬양 중간 소프라노와 알토가 남자들의 멜로디 밑에 리듬을 타며 코러스를 넣는 부분에서인데 가사가 이러했다. “변함없는 구세주의, 구세주의 은혜, 한량없는 구세주의, 구세주의 은혜..” 정말 믿는 사람으로 감격에 찬 어조로 힘 있게 부르고 싶었던 그 부분이었다.

연습 때 지휘자도 그 부분의 에너지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지 더 힘차게 부르라고 주문을 했고 그러면서 함께 주문했던 것이 발음을 더 강조하라는 것이었다. 흠... 성가대는 지휘자의 말을 아주 잘 듣는다. 음악에 있어서 지휘자는 거의 하나님 다음가는 믿음의 대상이기에 그들은 거리낌 없이 발음에 힘을 주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온 결과가 ‘변함없는 그 쇠주의, 그 쇠주의 은혜..’인 것이다.

우리의 거룩한 찬양이 적어도 나에게는 망년회때 외치는 주(酒)찬양이 된 것이다. 민망하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하고.. 민망한 것은 은혜받기위해 모인 성도들이 마음을 열고 찬양을 듣고 있을 그 시간 성가대의 전문성 부족으로 인하여 정말 열심히 하는 모습으로만 은혜를 끼쳐야 하는 이 시간이 민망했고 속상한 것은 음악 전공자로서 지휘자와 솔리스트가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하며 제대로 된 음악을 만들어야 하지만 서로 눈치를 보느라 바른 소리 못하는 이 상황이 속상했다.

어쨌든 오늘 이 필자가 말하려 하는 것은 이런 속상한 상황이 아니라 이런 상황이 문제인지도 알지 못하는 음악가, 그들을 만드는 우리나라의 음악교육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필자는 클래식을 전공한 사람으로 초등학교 때부터 클래식 음악을 배워 예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음악대학을 나와 시립예술단에서 상임단원으로 활동을 한 정식코스 이수자다. 그런데 30년 가까이 배운 그 클래식 음악교육에서 “리듬”에 대해서는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한 것 같다.

요즘 클래식도 크로스 오버, 팝페라, 뉴 에이지 등 다양하게 변하고 있으며 합창곡들 또한 문화 복지를 위해 대중적인 레퍼토어(가요, 뮤지컬, 팝, 흑인영가와 재즈)를 많이 다루고 있는 상황에서 그 음악들의 중심축인 리듬에 관한 개념이 없으니 갈팡질팡, 손 발 오그라드는 음악을 하게 되고 본의 아니게 바보스럽게 보이기까지 한다. 한 예를 들어 실용음악 보컬을 한 사람과 같이 한 무대에서 밴드와 함께 노래를 할 일이 있었다. 그런데 그 사람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도통 모르겠는 것이다. 8비트의 음악의 어떤 리듬이며 사비를 한 번 더 반복해서.. 우리가 보는 악보는 4/4박자의 곡이고 사비? 나중에 알고 보니 후렴구를 그렇게 부른다고들 한다. 어쨌든 우리 클래식한 사람들은 그날 이들에게 그냥 끌려 다녀야만 했다. 

내 참.. 클래식을 공부해서 무대에 오르기까지 굉장히 오랜 시간 교육을 받아야 하며 음악사, 화성학, 음악분석, 시창, 청음, 미학, 딕션 등 정말 힘든 과목들을 공부해야만 한다. 그렇게 힘들여 공부한 사람들이 베토벤도 아닌 가요의 구조를 제대로 알지 못해서 끌려다녀야 한다는 것이 정말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다.

변함없는 그 쇠주의 은혜.. 그 또한 클래식하는 사람들이 악보에만 매여 음악의 흐름과 리듬을 만들어 내는데 할 수 있는 표현이라고는 발음밖에 없다 라고 생각하는 지식과 상상력의 부재로 나온 결과이다.

지금 전문가를 양성하는 예술교육에 문제가 많다. 이 필자가 배울 때와 지금의 커리큘럼이 변화가 없으며 다양한 음악들은 쏟아져 나오는데 그것을 제대로 가르치는 사람들이 드물다. 음악은 음학이 아니기에 보고 듣고 느끼고 즐겨야 함에도 보는 것만 가르치고 듣고 느끼고 즐기는 것은 가르쳐주지 않는다. 가르치는 그들 또한 듣고 느끼고 즐기는 것을 배운 적이 없다. 이것은 비단 클래식 음악교육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중음악을 하는 사람들 중에 악보를 못 보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것에 놀라고 지금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음악에 대해 기본 지식들이 너무 없는 것을 볼 때 마다 안타깝다. 그들은 느끼고 즐기는 것에는 능통하나 보고 듣고 알고 있어야 하는 것에는 관심조차 없어 보인다.

우리는 크로스 오버 음악을 하고 있는 팝페라 그룹 트루바이다. 중간에 낀 음악을 하다보니 클래식 음악가와 대중 음악가들을 다 만나게 된다. 그들을 한 자리에 모아 이야기를 나누면 서로 이렇게 무시하는 것이 보인다. “음악의 기본도 모르는..” 다른 한 쪽은 “음악이 뭔지도 모르는...” 이들을 이렇게 서로 무시하게 만든 사람들은 누구일까? 바로 이 들을 가르친 선생들이다. 음악은 하나이며 성격만 다른 음악들인 것이다. 하지만 우리를 가르친 그 선생들은 자신들이 아는 그 부분만 가르쳐줬다. 그리고 자신이 모르는 부분들은 무시해도 된다고 가르쳤단 말이다.

탁 트인 시야는 아파트 선전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음악가들 또한 모든 음악을 보고 듣고 느끼는 넓은 시야를 가져야만 하고 그들이 그것을 가질 때 비로소 새로운 문화 트랜드를 만들어 갈 새로운 음악들이 탄생할 수 있는 것이다.

가르치는 사람들부터 달라져야만 우리의 음악이 발전한다. 이제 아이들만 공부할 때가 아니다. 가르치는 사람들은 몇 배로 더 공부하고 깨져야만 한다.

게으른 선생들의 시대는 끝나야한다. 발전 없는 선생들의 시대도 끝나야 한다. 매일 똑 같은 것만 가르치면 그것이 진리가 된다. 그렇게 해서 진리가 된 많은 것들이 다시 검증받을 때이다. ‘변함없는 그 쇠주의 은혜’가 진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이 칼럼을 쓰며 평생 공부해야 하는 삶이란 걸 알아버리고 한 숨만 길게 나오는
트루바의 힘겨운 칼럼 다음에도 계속...

2012. 12. 13.

팝페라 그룹 트루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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