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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12-10 09:57
[월/칼럼] 박상하 교수의 연기 컬럼 - 역할로 들어가자!
예순다섯 번째 이야기 - 관찰 작업 15 !
....................................................................박 상하(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기과 교수)
- 수업이 시작되면 교육자가 앉은 책상 위의 노트에는 다음과 같은 순서가 적혀있다.

√ 인물관찰
1. 공원에서 본 아주머니                    .....  이소희
2. 호프집 화장실에서 본 남자 대학생  .....  박정태
3. 백화점에서 본 아저씨                    .....  감무신
4. 지하철에서 본 여고생                    .....  이수정
5. 마트에서 본 할머니                      .....  김현정

√ 동물관찰
1. 도마뱀    .....  양승욱
2. 물소        .....  손기주
3. 펭귄        .....  권주희

√ 직업관찰(가수)
1. 한영애의 <루시>                    .....  이정하
2. 비욘세의 <crazy in love>          .....  윤문숙
3. 장기하의 <그렇고 그런 사이>  .....  감무신

√ 사물관찰
1. 사우나탕의 모래시계              .....  이소희
2. 온풍기                                  .....  박정태
3. 광화문광장의 세종대왕 동상    .....  양승욱
4. 비상구 표지판 사람                .....  권주희
5. 바람에 날리는 거리의 신문지    .....  손기주

- 무대는 매트리스가 길게 깔려 있고, 그 위에 까만 색 테이프를 사용하여 모래시계 형태의 그림을 그려 놓았다. 타이즈를 입은 소희가 가림막 뒤에서 등장하여  왼쪽 하단에 몸을 웅크린다. 시작하겠습니다!
- 네! 준비되면 시작하세요.
- 잠시 웅크리고 있던 소희가 조금씩 흔들린다. 갑자기 그녀는 뒷구르기를 하며 오른쪽으로 움직인다. 모래시계의 좁은 부분을 통과할 때 그녀는 무척 힘들어하며 구멍을 빠져나온다. 그리고는 다시 앞구르기를 하며 오른쪽 하단으로 움직여 구석에 웅크리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을 두어 번 반복하며 왼쪽과 오른쪽으로 빠르게 왔다 갔다 한다. 마침내 그녀는 오른쪽 하단에 처박혀 웅크리고 있다. 잠시 후, 그녀는 가쁜 숨을 내쉬며 고함을 지른다. “쪼그만 게, 그냥 확!” 그녀는 벌떡 일어서다가 어딘가 쿵 부딪혀 소리를 지르며 주저앉는다. 다시 일어나다가 이번에는 팔이 어딘가 부딪혀 팔을 잡고 주저앉는다. 그녀는 누워서 주위를 찬찬히 훓어 본다. 사방이 막혔음을 알고는 천천히 웅크린다.
- 어디에서 관찰한 모래시계입니까? 교육자가 웅크리고 있는 소희에게 묻는다.
- 며칠 전 찜질방에 가서 관찰한 모래시계입니다. 소희는 천천히 앉으며 대답한다.
- 모래시계를 관찰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다시 교육자가 묻는다.
- 한증탕에 들어가 모래시계를 거꾸로 돌리려다 손을 델뻔 했습니다. 문득 든 생각이 모래시계는 이 뜨거운 한증탕에 있으면 엄청 덥겠다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래서 모래시계 속의 모래가 나라면 어떨까라는 상상을 하게 되었구요.

- 모래시계와 관계하는 대상은 무엇입니까? 교육자가 다시 재빠르게 묻는다. - 그런 생각을 하고 있던 차에 어떤 아저씨와 함께 초등학교 5학년쯤으로 보이는 아이가 한증탕에 들어왔습니다. 그 꼬마는 제법 어른마냥 앉아 땀을 빼고 있더니, 모래시계를 보자 이리저리 돌리며 장난을 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또다시 든 생각이 만일 내가 모래시계의 모래라면 이 꼬마의 장난에 무척 힘들고 짜증이 나겠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오케이, 이제 모래시계의 형상화 과정과 사물 관찰 1인 에튜드 생성과정에 대해 이야기 해 주세요. 교육자는 소희에게 좀 더 집중하며 묻는다.
- 우선 모래시계를 형상화할 방법이 떠오르질 않았습니다. 모래시계를 세우자니 그 속의 모래인 제가 어떻게 움직여야 할 지 해결이 되질 않았습니다. 그래서 모래인 저를 움직이기 위해 모래시계를 평면으로 눕히고 테이프로 모래시계의 형태를 만들어서 움직여 보았더니 별 무리가 없어 보였습니다. 이제 대상을 찾아 사건을 가져오면 1인 에튜드가 가능하리라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래서 꼬마가 대상이었고, 그 꼬마의 장난이 나에게는 사건이 되었습니다. 타이즈를 입고 모래시계의 형태를 형상화하고 난 뒤, 있을법한 일들을 가정하여 움직여 보았는데, 자연스럽게 행동, 사건과 평가, 그리고 목표와 방해물들이 찾아졌습니다.   
- 수고하셨어요. 자, 다음 졍태의 온풍기를 볼까? 교육자가 정태를 쳐다보며 말한다.
- 10분 간 휴식 후에 하면 안될까요? 정태가 준비한 의상을 챙기며 대답한다.
- 10분 간 커피타임! 교육자는 정태의 말이 끝나나마자 소리친다.   

2012. 12. 10.

연기과 박 상 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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