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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11-15 10:24
[목/칼럼] 팝페라 그룹 트루바의 음악칼럼 - 오페라.. 차라리 립싱크는 어떨까 ?
서른 번째 이야기 - 오페라.. 차라리 립싱크는 어떨까 ?
 ........................................................................... 그룹 트루바 (팝페라, 뽕페라 3인조 성악 그룹)


필자가 몇일 전 오페라를 볼 일이 있었다. 사실 필자는 오페라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성악가들의 철학이 전혀 없는 연기와 과장된 몸짓, 그리고 그 문제들을 ‘저 사람들은 전문 연기자가 아니니까..’ 라고 그러려니 봐야하는 그런 상황 때문이다.

몇일 전 보았던 오페라는 도니제티의 희극 오페라 <사랑의 묘약>이었다. 오늘은 이 오페라의 가장 유명한 아리아 “남 몰래 흐르는 눈물(Una furtiva lagrima)"을 부른 테너 가수를 보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칼럼을 쓰려고 한다.

칼럼의 이해를 위해 간단히 줄거리를 소개하면 시골 농장주의 딸인 아름다운 아가씨 아디나와 그녀를 사랑하는 촌스런 시골청년 네모리노, 그리고 부자인 그녀를 꼬셔 결혼을 하고픈 군대 장교 벨코레와 사기성 짙은 약장수 둘카마라. 이렇게 네 명의 주인공이 등장하는 오페라로 네모리노는 아디나의 사랑을 얻기 위해 약장수 둘카마라에게 사랑의 묘약을 전 재산을 털어 사게된다. 그 약은 효과가 나타나려면 하루가 걸린다는 약장수의 말을 믿고 그간 아디나에게 소심한 모습만 보이던 네모리노는 ‘내일이면 이 차가운 아가씨 아디나가 내게로 넘어 올거야!“라는 확신으로 아디나에게 강한 모습을 보이게 되고 이를 괘씸히 여긴 아디나는 오늘 당장 벨코레와 결혼하겠다고 선언한다. 하지만 결혼식을 올리며 아디나는 네모리노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알고 후회하게 되고 마침 네모리노가 먼 삼촌으로부터 거액의 유산을 받게 되었다는 소문으로 마을 처녀들이 네모리노에게 많은 관심을 보이자 아디나는 후회의 눈물을 보이게 되는데.. 멀리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네모리노가 드디어 아디나의 마음을 알게 되었다며 부르게 되는 아리아가 ”남 몰래 흐르는 눈물“이라는 아리아이다.

사실.. 오페라를 원어로 부르게 되면 요즘에는 친절하게 번역된 가사를 화면으로 띄워준다. 아니면 아예 오페라를 우리말로 바꿔 공연을 하기도 한다. 다시 말하면 이제 관중들은 오페라의 내용을 아주 잘 이해하며 보고 있다라는 것이다.

필자가 오페라를 본 그 날도 친절하게 번역된 가사를 보며 이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 아주 잘 이해하고 보고 있던 중이였으나 이 문제의 아리아 “남 몰래 흐르는 눈물” 부분에서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더랬다.
이 아리아의 가사를 보면 “남 몰래 흘리는 눈물이 두 뺨에 흐르네.. 내게로 향한 생각이 진정한 사랑이요, 나홀로 갈구했던 바로 그 사랑일세.. 이제 나를 향한 그대의 빛난 사랑을 깨달았네! 깊숙이 숨기고 있던 사랑과 남 몰래 내는 한숨! 나 홀로 듣는 이 기쁨, 그대의 한숨소리! 이는 나 홀로 듣는 기쁨이라! 다시없을 이 기쁨! 생각할 때마다 내 가슴 뛰네! 아! 다시없을 기쁨이여! 내 가슴이 요동치네!”라는 가사이다. 보시면 알겠지만 드디어 자신을 향한 아디나의 사랑을 알고 벅찬 기쁨으로 부르는 아리아인 것이다. 그런데.. 도니제티는 이 곡을 밝고 환하게 쓰지 않았다. 아주 잔잔하면서도 너무도 슬픈 멜로디로 이 아리아를 만들었다. 왜 그랬을까? 도대체 어떤 감정을 표현하려고 했을까? 도니제티가 살아있다면 이 곡을 부르는 테너 가수들에게 무엇을 요구했을까?

어쨌든 필자가 본 오페라의 그 테너 주인공은 이 아리아를 슬프게, 아니 너무도 비장하게 불렀더랬다. 가사를 모르고 보았더라면 ‘이 주인공이 왜 이리 슬퍼할까? 혹시 부모님이라도 돌아가셨나? 아님 아디나가 벨코레와 결혼하고 이민이라도 간다했나?’라고 생각할 정도였다. 

이런 경우는 다른 상황에서도 종종 있다. 몇 년 전 부처님 오신 날의 등 축제를 소개하면서 청개천의 아름다운 등들을 영상으로 담은 모습을 TV로 보고 있는데 그 영상의 배경음악이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크리스마스 레퍼토리 ‘O magnum mysterium'이였던 웃지 못 할 일도 있었다. 뭐.. 그건 음악을 잘 모르는 방송 관계자 였겠거니 생각하면 쉬울 일이었다(영상과는 기가 막히게 잘 어울렸다!).
하지만 오늘 필자가 말하려고 하는 이 문제는 다르다. 이 테너 가수는 전문가요, 오페라로 먹고 살고 있는 프로인 것이다. 이 오페라를 하기위해 많은 공부와 고민을 해야만 하는 그런 사람이었던 것이다.
하긴, 이 멜로디를 기쁘게 표현하기란 정말 힘들 것이다. 들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정말 기쁘게 표현하기 어려운 곡이기 때문에 그 곡을 작곡한 도니제티란 사람의 성향과 특이한 작곡 기법이라든지 오페라의 전반적인 상황 및 분위기, 그 오페라의 시대적 배경 및 네모리노의 심리분석까지.. 해야 할 공부가 어마어마한 것이다. 필자는 이런 공부를 할 자신이 없어 오페라를 못 할 것 같다.

요즘 오페라 여기저기서 많이 들 한다. 시립합창단에서도 지역주민들의 다양한 문화생활을 위해 오페라를 올리고 있는 추세이고 사립 오페라단도 계속 생기고 있으며 어린이를 위한 오페라도 많이 만들어지고 있다. 그런데 뮤지컬과는 다르게 오페라는 레치타티보라는 것이 있어 일반적인 대사 또한 노래처럼 선율로 부르게 되어 감정전달이 확실하게 되지 않고  시대적 배경 또한 우리나라 사극정서가 아닌 외국 사극으로 이런 오페라를 제대로 이해하고 보기란 쉽지 않다. 이런 이유로 오페라를 보는 많은 사람들이 그냥 ‘그러려니..’하고 본다는 것을 오페라 가수들도 알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그들 또한 ‘그러려니..하고 이해해 주겠지..’하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런 분위기 필자는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래서 오페라를 즐겨 보지 않는다! 그렇게 할 바에는 연극배우들이 오페라를 하고 성악가들은 무대 뒤에서 노래하는 립싱크 오페라가 더 낳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조금 더 진지한 마음으로 예술작품을 대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칼럼을 써 본다.
남의 눈에 눈곱을 보며 내 눈도 다시 한 번 확인해 보는 트루바의 칼럼 ...

다음에도 계속...

2012. 11. 15.

팝페라 그룹 트루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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