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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11-05 12:14
[월/칼럼] 박상하 교수의 연기 컬럼 - 역할로 들어가자 !!
예순 번째 이야기 - 관찰 작업 10 !
........................................................................박 상하(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기과 교수)

- 동물 관찰 작업이 인물의 형상을 창조하는데 매우 효율적이라는 것을 연극선배님들로부터 얘기는 듣긴 했지만 이번에 관찰 작업을 하면서 처음으로 체득한 듯합니다. 특히 동물들의 눈과 걸음걸이는 저에게 있어서 굉장한 도움을 주었습니다. 소희는 눈망울을 또록또록 굴리며 대답한다. 저는 지금 표범을 관찰하고 있는데, 표범의 눈은 대상을 깊숙이 바라보는 듯한 눈매를 가지고 있고, 걸음걸이는 우아한 웨이브를 가진 어떤 마담을 연상케 했습니다. 만일 이 다음에 표범으로부터 차용할 수 있는 어떤 인물을 창조해야한다면 이러한 관찰 작업은 상당히 유용할 듯합니다.

- 예전에 나와 함께 연기수업을 했던 어떤 여배우가 체홉의 아르까지나 역할을 표범으로부터 차용하여 형상화 작업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녀는 우선 표범의 목과 등을 관찰하면서 우아하게 서있는 자세를 형상화했었습니다. 여배우라는 직업으로서 아르까지나의 이와 같은 자세와 형태는 우리로 하여금 감탄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그리고 우아하고 단정한 걸음으로 살금살금 걷는 그녀의 자태는 영락없는 한 마리의 표범을 보는 듯 했습니다. 분명 동물 관찰 작업은 우리들로 하여금 인물의 형상을 구축하는데 좋은 재료입니다. 부디 인물의 형상화작업을 하는데 있어서 동물 관찰 작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길 바랍니다. 자, 호랑이를 한번 볼까요? 교육자가 세 명의 여학생들에게 말한다.

- 선생님, 저희들도 준비하는데 시간이 조금 필요한데요? 문숙이 소리친다.
- 그러세요. 자, 10분간 쉬었다가 합시다.
- 10분간 휴식 후, “준비되었으면 시작하세요.” 라고 교육자가 말한다.
- 시작하겠습니다! 가림막 뒤에서 문숙은 소리친다. 무대는 소, 중, 대 큐빅을 이용하여 브릿지를 만들었고, 왼쪽 구석에는 나무를 갖다 놓았다. 무대 뒤쪽에는 다른 큐빅으로 단을 쌓아 높은 바위를 연상케 한다. 문숙은 아래위로 얼룩 색 무늬가 있는 타이즈를 입고 발목에는 갈색 헝겊으로 감싸고, 눈가에는 화장을 짙게 하고 어슬렁거리며 네발로 등장한다. 곧이어 주희는  까만 점박이가 붙어있는 아이보리색의 타이즈를 입고 얼굴에는 긴 수염을 몇가닥 그려서 어슬렁거리며 등장한다. 호랑이로 변신한 문숙은 브릿지로 올라가 자리 잡고 앉는다. 그녀는 눈동자를 치켜뜨고 앞을 응시하다가 큰 하품을 한다. 눈을 껌벅거린다. 눈을 천천히 감았다가 떴다가 몇 번을 반복한 뒤, 고개를 앞발에 늘어뜨린다. 또 하나의 호랑이로 분한 주희는 여전히 어슬렁거리며 걷고 있다. 어깨를 굼실거리며 천천히 걷다가 조금 빠른 속도로 걷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앞발을 벽에 걸치고 몸통을 흔든다. 이내 빠른 속도로 땅을 짚고 내려와 몸통을 격렬하게 흔든다. 그리고는 나무근처로 가서 오른쪽 앞발을 왼쪽 앞발에 포개고 자리 잡고 앉는다. 목은 빳빳하게 곧추 세우고 눈은 앞쪽을 응시하고 있다. 새끼 호랑이로 분장한 수정이 폴짝거리며 뛰어 들어온다. 그녀는 까만 점박이가 찍혀 있는 후드셔츠를 입고 셔츠에 달려 있는 모자를 동여매 쓰고서 뛰어 들어 온다. 네발로 빠르게 이리저리 뛰어다닌다. 등을 곧추 세우기도 하고, 몸통을 하품하듯 길게 늘어뜨리기도 하다가 천방지축 뛰어 다닌다. 미끄러져 자빠진다. 그러다가 호랑이로 분한 주희근처에서 뛰어놀다가 이내 그녀의 품속으로 들어간다.

- 우와! 학생들은 박수를 치며 소리친다.
- 호랑이 관찰 후의 형상화 과정을 말해 주세요. 교육자가 그녀들에게 묻는다.
- 지난번 동물원에서 호랑이를 관찰 한 후, 두어 번 더 동물원에 갔었습니다. 그때 문숙과 수정을 동물원에서 만났습니다. 주희는 큐빅 위에 앉아서 대답한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문숙과 수정도 호랑이를 흥미롭게 관찰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세 마리의 호랑이를 관찰해서 보여주자고 이야기했습니다.
- 그러다가 저는 다른 동물원을 갔었는데, 우리에 새끼 호랑이가 보였습니다. 그래서 호랑이 암컷 세 마리는 재미가 덜 한 것 같아 새끼 호랑이를 관찰해서 좀 더 다양한 호랑이를 보여주는 것이 어떠냐고 문숙과 주희에게 제안해서 연습을 하게 되었습니다. 수정은 대답한다.
- 질문에 대한 답변은 안해 주네요. 오케이! 모방하는 데 있어서 호랑이의 어떤 특징이 특히 어려운 점이었나요? 교육자가 재차 묻는다.

- 앞발 어깨 근육의 회전 움직임이었습니다. 문숙은 말한다.
- 눈동자와 목의 움직임이었어요. 주희가 대답한다.
- 저는 새끼 호랑이의 예측할 수 없는 움직임이었습니다. 수정이 헐떡이며 소리친다.
- 아주 흥미로웠습니다. 자, 현정의 두루미도 한번 볼까요? 교육자가 현정을 보며 말한다.
- 선생님......
- 시간이 필요한 거죠. 10분간 커피타임!         

2012. 11. 05.

연기과 박 상 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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