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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10-18 13:44
[목/칼럼] 팝페라 그룹 트루바의 음악칼럼 - 영화 ‘씨스터 액트’ 속 불편한 진실 !!
스물여섯 번째 이야기 - 영화 ‘씨스터 액트’ 속 불편한 진실 !
 ........................................................................... 그룹 트루바 (팝페라, 뽕페라 3인조 성악 그룹)
 

트루바의 음악칼럼을 챙겨 읽고 계시는 분이라면 알 수 있겠지만.. 트루바의 칼럼은 한 사람이 쓰는 것이 아니다. 노래하는 우리 멤버들과 기획자가 저마다의 음악적 지식과 견해, 혹은 경험을 통해서 얻어지는 음악가로서의 자세나 생각들을 정리하여 매주 칼럼을 올리고 있다. 어떤 칼럼은 깊이 있는 음악적 지식을 토대로 하여 음악인으로서의 바람직한 모습과 나아갈 바를 제시하기도 하고, 또 어떤 칼럼은 성악을 전공하고 무대에 직접 서는 우리들이 겪게 되는 상황과 경험들을 바탕으로, 일반인들이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연주자로서의 특수한 상황과, 무대를 준비하는 고충을 전달하기도 한다. 뭐 어떤 형식을 띈 칼럼이라도..재미나게 읽어 주시길...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 오늘의 칼럼은 필자의 취미 생활을 하다가 발견한 불편한 진실을 말씀드리려 한다. 필자는 영화를 좋아한다. 특히 좋은 음악들이 많이 나오는 음악을 주제로 한 영화들을 아주 좋아하는데 그런 영화들의 많은 공통점이 필자를 불편하게 한다.
 
혹시 오래전 흑인 여자 지휘자를 기억하시는지? 밤무대 여가수가 우여곡절을 겪다 가짜 수녀가 되고 학교의 음악선생이 되어 학교의 문제아들을 모아 합창대회에 나가 감동적인 공연을 하여 없어질 위기의 고등학교를 다시 살린다는 내용의 시스터 액트2!!, 정말 노래 잘하고 잘 생긴 아이들이 나와 재미난 스토리와 춤과 노래로 우리에게 많은 감동을 준 영화이다. 특히 공연장면에서 많은 사람들은 ‘와! 대단하다!!’, ‘와! 감동적이다!!’ 하며 감탄하는 것이 보통이겠으나, 무대를 준비하며 항상 무대에 오르는 필자의 눈에는 그 감동 뒤의 몇몇 가지 ‘불편한 진실‘ 이 있었다.
 
우선 시스터 액트의 2편에서 아이들이 합창단을 만들어 처음 하는 공연 발표 곡 ‘Oh Happy Day’를 기억 하실 꺼다. 숫기 없는 의기소침한 한 흑인 남학생. 솔로를 위해 앞에 섰는데...노래를 못한다. 아니 기가 잔뜩 죽어서 목소리가 들리지도 않는다..뒤의 학생들도 걱정 반 창피함 반해서 풀이 죽어있다. 우리의 우피는 그 학생에게 힘을 주려고 노래 중에 발성연습으로 용기를 주고 이에 그 남학생은 연습 때는 한 번도 해 본 적 없는 극 고음 까지 선보이며 연주를 성공적으로 마치게 된다. 여기서, 극 고음을 내는 그 순간, 우피가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는 장면이 나온다. 이 장면이 연습 때는 그 흑인 남학생이 한 번도 그 음을 낸 적이 없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필자는 지휘자이다. 여러 곳의 지역 여성 합창단부터, 기업체의 사원 합창단, 성가대 등..많은 단체를 지휘했고, 하고 있다. 전공도 합창 지휘이다. 연습 때 성공 한 적 없는 연주가 무대 위에서 성공 할 확률. 0%. 아예 연습 때 해 본 적도 없는 퍼포먼스가 연주 때 무대에서 완벽하게 행해 질 확률. 0%. 그런데 영화 속 그 흑인 남학생은 해 낸다. 난 영화라서..라고 생각한다.
 
허구 세상인 영화의 주인공 말고 현실 속에 존재하는 천재음악가 바비 멕퍼린을 아시는지.. 필자는 그 분과 연주를 한 적이 있다. 8년 전으로 기억하는데.. 바비의 내한 공연 때.. 필자가 소속되어 있는 합창단이 그와 협연을 하게 된 것. 공연 순서 중에 즉흥연주가 있었다. 각 파트에게 서로 다른 리듬 페턴과 음정을 주고, 만들어진 아카펠라 반주위에 바비 멕퍼린이 즉흥으로 연주를 하는 형태였다. 물론 이 즉흥연주도 연습을 한다. 연습 때는 와~~~~! 정말 멋졌다. 본 연주가 어떨까..하는 기대를 갖게 하였는데, 정작 본 연주 때는.. 뭐가 엉킨 건지... 어설프게 진행하다가..결국 끝인지도 잘 모르게 그렇게 끝나 버렸다. 천하의 바비 멕퍼린도 프로 합창단도 연습기간이 적으면 여지없이 무대에서 실수를 하더란 말이다. 즉흥으로 연주한다는 것, 더군다나 혼자가 아닌 여럿이 같이 하는 합주의 경우.. 기, 승, 전, 결이 확실한 탄탄한 모양의 음악을 만들어내는 일..현실에서는 참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그때의 경험으로 알았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는 예외 없이 성공한다. 기획단계와, 연습기간, 수차례의 리허설은...영화 속에는 없다.
 이 칼럼을 읽는 동안 독자들은 이런 생각에 기분 나쁘실 지도 모른다. “우리가 그걸 모를까봐? 영화니까 그냥 보는 거지 사실은 안 그렇다는 것 쯤 알고 있어.. 우리를 뭘로 보고..” 하지만 우리 공연자들은 이런 장면들에 익숙해져 있는 몇몇 공연 의뢰자들 때문에 불편할 때가 많이 있다.
 
요즘 가을이라 공연도 많고 행사도 많은데 행사에 초청되어 공연을 하다보면 윗사람(사장, 시장, 교육장 등등)들이 뭐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밑에서 알아서 기는 행사 담당자들이 공연 당일 날 이런 것들을 주문한다. 사장님의 애창곡이 My Way인데 마지막에 사장님과 같이 불러주세요, 시장님 오셨는데 이벤트 가능할까요? 오늘 결혼할 커플이 계신데 프로포즈 이벤트 즉석에서 가능할까요? 등등..  좋은 마음으로 해 드릴 수 있는 것은 맞춰주는 편이지만 관계자의 생각대로 음악영화와 같은 감동과 충격을 주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연습하고 맞춰봐야 한다는 아~주 기본적인 생각은 갖고 말씀해 주시길.. 공연 분위기도 흐트러지고 우리가 연출하려했던 감동에 방해가 되기도 하기 때문에 좀 짜증날 때도 있다!
 
음악과 공연, 다른 여려 형태의 예술들 모두 예술가들이 많은 생각과 연습을 통하여 연출하여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것, 영화와 같은 감동을 주려면 이런 노력에 우연성까지 더해져 모든 것이 협력하여 시너지를 일으켜야 한다는 점을 생각해 주시길.. 어쨌든 많은 예술가들은 이런 영화와 같은 감동을 위해 많은 시도들을 하고 있음을 알아주기 바라는 마음에서 오늘의 칼럼을 써 본다.
 
공연하기 좋은 가을.. 하지만 놀러가고 싶은 트루바의 칼럼 다음에도 계속..

2012. 10. 18.

팝페라 그룹 트루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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