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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09-17 22:10
[월/칼럼] 박상하 교수의 연기 컬럼 - 역할로 들어가자 !!
쉰세 번째 이야기 - 관찰 작업 3 !
........................................................................박 상하(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기과 교수)

- 교육자가 들어와 “학교 근처의 공원으로 산책하러 갈까요?” 라고 말하자마자 학생들은 큰 소리로 “네!”하고 고함친다.
- 학교 인근의 공원에는 걸음마 아이를 데려나온 엄마, 개와 함께 산책하고 있는 젊은 여자, 노숙자, 자전거를 타고 있는 젊은 연인, 할아버지, 할머니, 소풍 나온 초등학생 등이 보인다. 자, 두어 시간 동안 시간을 줄테니, 사람들을 관찰하도록 하세요! 그리고 다음 수업시간에 관찰한 사람들의 걸음걸이를 보여주세요. 관찰한 사람과 어울리는 비슷한 옷을 입고서 말입니다.
- 수업은 끝인가요? 정태가 큰 소리로 묻는다.
- 네, 오늘 수업은 공원에 있는 사람들의 걸음걸이를 관찰하는 것으로 끝입니다.
- 다음날, 수업노트에 적혀있는 발표순서는 다음과 같다.
 
  1. 이소희      4~5세 가량의 어린아이 걸음걸이
  2. 감무신      60세 가량의 할아버지 걸음걸이
  3. 김현정      40대 아주머니의 조깅
  4. 권주희      20대 아가씨의 걸음걸이
  5. 손기주      20대 뚱뚱한 젊은이의 걸음걸이
  6. 윤문숙      70~80대 할머니의 걸음걸이
  7. 양승욱      12살 가량의 초등학생 걸음걸이
  8. 이정하      30대 아주머니의 걸음걸이
  9. 박정태      20대 대학생의 걸음걸이
  10. 이수정    솜사탕아저씨의 걸음걸이

- 준비되면 시작하겠습니다. 소희가 어린아이 복장과 머리모양을 하고서 말한다.
- 네!
- 소희는 가림막 뒤에서 뒤뚱뒤뚱 걸어 나온다. 그리고 멈춰 선다. 다시 뒤뚱거리며 걷다가 제법 빠른 걸음으로 가림막 뒤로 뛰어 간다.
- 공원에서 관찰한 어린애인가요? 교육자가 묻는다.
- 네.
- 여자아이인가요?
- 네.
- 주위에 부모님들이 있었나요?
- 네, 엄마처럼 보이는 아주머니가 뒤에서 따라오고 있었습니다.
- 몇 살 정도로 보였나요?
- 제가 보기엔, 걸음걸이가 아직 정확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4~5살 정도로 보였습니다.
- 초등학교를 들어가기 전, 그러니까 4~6살 정도의 어린아이 걸음걸이를 유심히 관찰한 적이 있습니까? 교육자는 학생들에게 묻는다.
- 네! 학생들은 소리친다.
- 어떤 특징이 있었나요? 얘기해보세요.
- 걸음이 정확하지 않아 팔, 다리가 자유자재로 움직였습니다.
- 금방이라도 넘어질 듯한 걸음걸이였습니다. 
- 머리 또한 심하게 앞, 뒤, 옆으로 움직이며 걷거나 뛰곤 했습니다.
- 상체와 하체가 마치 따로 노는 듯했습니다.
- 동의합니다. 그들은 왜 이러한 걸음걸이를 할까요? 교육자가 다시 되묻는다.
- .....
- 여러분들이 학교에 입학할 무렵, 나는 여러분들의 현상태를 갓 태어난 어린아이에 비유한 적이 있는데, 기억납니까?
- 기억하고 있어요! 그때 선생님께선 갓 태어난 어린애의 머리 가눔, 뒤집기, 팔, 다리의 힘으로 일어섬, 그리고 다리 힘을 기르기 위한 보행기의 사용 등에 대해서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현정은 또박또박 대답한다.

- 잘 기억하고 있네요. 우리의 척추는 걷게 만들고 뛰게 만드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척추의 완벽한 사용은 안정감 있는 걸음걸이를 만듭니다. 따라서 아직까지 척추의 사용이 덜 익숙되어 4~6세 가량의 어린아이들은 뒤뚱거리며 걷게 되는 것이겠죠. 한편 일반적으로 걸음은 앞으로 나아가는 힘에 의해 만들어지는 어떤 행동입니다. 이때 척추는 힘의 근본이며, 팔은 밀고 나가는 힘을 만드는 보조 장치입니다. 마치 요트에 있어서 노에 해당하는 것이 바로 팔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노를 앞에서 뒤로 밀어야 배는 앞으로 나갈 수 있는 이치입니다. 동물들의 앞발과 뒷발도 자세히 보면 이러한 원리를 가지고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4~6세가량의 어린아이들의 걸음은 척추도 잘 형성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의지는 있는 반면 위의 원리를 아직까지 몸이 모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와 같은 원리는 알고 모르고의 문제가 아닙니다, 왜냐하면 수많은 반복으로 인해 무의식적으로 행해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간단히 말하면, 몸은 앞으로 가는데, 신체의 기관들이 그에 따라주지 않는 것입니다. 따라서 그들의 걸음걸이나 뜀박질은 아직까지는 완전한 인간의 형태가 아니라고 할 수 있죠. 다음 사람 볼까요?   

2012. 09. 17.

연기과 박 상 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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