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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09-10 11:19
[월/칼럼] 박상하 교수의 연기 컬럼 - 역할로 들어가자 !!
쉰두 번째 이야기 - 관찰 작업 2 !
........................................................................박 상하(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기과 교수)

- 다음 주부터 겨울방학이죠?
- 네! 학생들은 우렁차게 외친다.
- 푹 쉬고, 여행도 많이 하고, 책도 많이 보고, 사람들도 많이 만나 보세요. 우리의 관찰 작업은 방학이 끝나고 신학기가 시작되면 다시 시작합시다! 두 달여 동안 많은 사람들을 관찰하세요. 다음 학기가 시작되면 동물원에 같이 가서 동물들도 관찰해 봅시다.
- 책은 어떤 것들을 보는 게 좋을까요? 승욱이 손들고 묻는다.
- 우리와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책들을 보는 것도 이제는 도움이 될 겁니다. 스타니 슬랍스키, 박탄고프, 메이에르홀드, 미하일(미카엘) 체홉, 그로토프스키, 브레히트, 피터 브룩 등의 연기와 관련된 책들이요. 그리고 시대별로 희곡도 읽어 보고요. 그리스 희/비극, 로마극, 셰익스피어, 몰리에르, 라신과 꼬르네이유, 입센, 체홉, 브레히트, 오닐, 그리고 한국의 근, 현대극 등은 기본적으로 섭렵해야 할 작품들이죠. 또한 우리와 직접적으로 관련은 없지만 배우를 위한 좋은 책이 있습니다. 그것은 시와 소설입니다. 시는 상상력과 논리성을 배가시켜 주는 좋은 재료입니다. 소설은 구체성을 길러주는 무기가 될 것입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좋은 시와 소설의 목록을 뽑아 차근차근 읽어 보세요.

- 사람들을 많이 만나 보시라는 말씀은 어떤 의미입니까? 소희가 묻는다.
- 일차적으로는 다음 학기의 과제가 관찰 작업입니다. 그래서 수업을 위한 자료를 방학 때 수집하고, 연구해 오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좀 더 근본적으로 얘기하자면, 우리의 궁극적인 일은 나 자신으로부터 이해된 인물의 창조 작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물은 책속에 있을 수도 있지만, 그것은 구체적이거나 생생하게 나에게 각인되진 못합니다. 그러나 여러분들이 실제로 만난 농부, 소설가, 영화기획자, 옆집 아주머니, 공원 수위 아저씨 등은 생생한 인물들입니다. 여러분들로 하여금 도움이 될 수 있는 생생한 인물들이라면 그것은 차후의 좋은 재료들임이 틀림없습니다. 그리하여 이것은 사람을 이해하는 우리의 궁극적인 작업과도 어울리는 일입니다.
- 선생님 말씀은 많은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만 나누면 되는 일이 아닌 듯한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만나야 합니까? 정하가 되묻는다.

- 좋은 질문입니다. 우리들에게 사람에 대한 이해는 어떤 형태일까요? 종교, 인문학, 심리학, 체육 등의 전문가들에게 있어서 사람의 이해는 우리의 일과는 분명 다릅니다. 우리의 사람에 대한 이해는 좁으면서도 굉장히 광범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좁다는 의미는 <행동하는 인간>으로서의 사람에 대한 이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광범위하다는 의미는 <사회생활을 하는 인간>으로서의 사람에 대한 이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일을 정확하게 말하자면, 아마 전자에 해당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결국 후자를 제외할 수는 없습니다. 둘은 결코 독립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결국 두 가지의 의미를 모두 획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하자면, 타인의 눈, 손, 어깨, 등, 걸음걸이, 소리 등을 만나고, 필요하다면 대화를 나눠 보라는 말입니다. 그리고 나의 상상력이 필요합니다. 이 상상력에 대해서는 다음 학기 수업시간에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할 것입니다. 그리고 아직까지 방학 때 과제는 없지만, 다음 학기가 끝날 무렵에는 여러분에게 과제를 내 줄 생각입니다. 그건 자율작업입니다. 자율작업이란 여러분이 작가가 되고, 연출이 되고, 무대디자이너가 되고, 조명감독이 되고, 의상디자이너가 되고, 그리고 배우가 되는 작업을 말합니다. 즉, 모든 일을 여러분들 스스로 해 나가는 작업을 의미합니다.
 
- 대본을 직접 쓰도 된다는 말씀입니까? 현정이 묻는다.
- 물론입니다. 기존에 있는 작품도 괜찮지만, 본인이 쓴 시, 단편소설, 수필, 희곡 등도 관계없습니다. 그야말로 자율작업입니다. 그동안 학습한 것들을 바탕으로 어떤 형식이 되어도 괜찮습니다. 아마 내년 여름방학이 끝날 무렵, 몇 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발표를 준비하세요. 나한테는 발표 날짜만 통보해 주면 되고요.

- 몇 팀이라는 건 무슨 말씀입니까? 주희가 묻는다.
- 자율작업의 팀당 인원수는 제한이 없다는 말입니다.
- 혼자해도 관계없다는 말씀입니까? 수정이 또 묻는다.
- 혼자하든, 100명이 하든 관계없습니다. 필요하다면 학교배우가 아닌 다른 배우와 함께 작업을 해도 상관없습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자율작업입니다! 이해되셨나요?
- 네!
- 선생님은 방학 때 무얼 하십니까? 무신이 화제를 바꾼다.
- 좋은 질문인데!
- ‘우,우!’ 학생들은 소리친다.
- 나도 여행을 할 겁니다. 그리고 책도 읽고, 공연도 보고, 바둑도 두고! 내년 봄에는 대학로에서 공연도 올릴 계획입니다. 그러면 겨울에 연습을 해야겠지!
- 무슨 작품입니까? 학생들은 소리친다.
- 체홉 작품입니다.
- 제목은요?
- 배우는 누구입니까?
- 정확하게 언제 합니까? 학생들은 한꺼번에 소리치며 묻는다.
- 비밀입니다!
- ‘우,우,우!’ 학생들은 소리친다.
- 자, 멋진 방학이 되길 바랄께요!     
 
2012. 09. 10.

연기과 박 상 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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