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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08-23 15:18
[목/칼럼] 팝페라 그룹 트루바의 음악칼럼 - 걸음마를 할 줄 알아야 뛰지 !!
열여덟 번째 이야기 - 걸음마를 할 줄 알아야 뛰지!
 .......................................................... 그룹 트루바 (팝페라, 뽕페라 3인조 성악 그룹)

이 세상엔 많은 소리를 내는 많은 악기들이 있다.
모두가 제 각각의 음색과 높이를 가지고 있다.
어떤 악기들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시작하지 않으면 남들만큼 잘 하기 어려운 악기들도 있다. 하지만, 우린 누구나 한두 개는, 아니 그 이상 여러 가지 악기들을 다룬 적이 있다.
나는 오랫동안 노래를 전문적으로 해 온 사람이다. 필요에 따라 전문적인 지식을 습득하고, 학교도 다녀야 했다. 그리고 지금도 끊임없이 성장하기위해 생각하고, 관찰하고, 연습을 하고, 공연도 하고 있다.

세상에 많은 악기들이 있지만, 그들의 악보엔 가사가 없다.
오직 노래에만, 노래하는 사람만 그 가사가 필요하다. 물론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들이 노래를 하지 못하거나, 하지 않아야 된다는 것은 아니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노래하는 사람들은 말과 내용을 전달해야 하는 큰 사명이 있다는 것이다.
노래를 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단계가 필요하다. 초보자들이 노래를 처음 배울 때면 도대체 이해 할 수 없는 말들을 많이 듣게 된다. 예컨대, 소리를 띄워라, 호흡을 많이 해라, 공명을 시켜라, 도저히 어려운 횡경막 느끼기...

솔직히 지금의 나도 정확히 알 수 없는 것들도 있다.
나는 노래하면서 주변의 노래하는 사람들을 관찰하는 습관이 생겼다. 나 뿐 아니라 이 분야의 많은 사람들도 다른 사람이 노래할 땐 그들을 유심히 지켜보곤 한다. 어떤 것이 좋은 점인지, 나쁜 점인지... 때론 훌륭한 성악가들의 영상을 보면서 흉내도 내보곤 한다.
내가 살펴 본 바로, 훌륭한 성악가들은 말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노래도 물론 하고 있지만,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가사를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가사는 그 음악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랑, 분노, 외로움, 그리움, 즐거움, 슬픔... 정말이지 엄청나게 많은 내용과 감정들이 있지 않은가...
그런데 그 많은 내용과 감정들을 하나의 발성으로 하나의 느낌으로만 부른다면, 그 노래에 담겨있는 수많은 감정들은 어떻게 표현한단 말인가...

어떤 성악가가 팝페라로 전향하여 앨범을 발표하였다.
성악을 하던 분이라 그 느낌은 잘 알겠는데 도대체 무슨 말인지 여러 번을 들어야 겨우 알 수 있었다. 자기 음반을 많이 들어달라는 건지...
그걸 들으면서 나도 저런가하면서 확인을 하게 되었다. 가끔은 주변에서 전달이 잘 안된다고 할 때면 더욱 긴장을 하게 되는 것을 느낀다.
언제부턴가 그걸 깨달은 나도 ‘어떻게 하면 노래를 잘 할 수 있나요’라고 물어오는 사람들에게 ‘말 하세요’라고 대답하기 시작했다.
그 음악이 가지고 있는 느낌과 언어들을 자연스럽게 잘 표현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나!

유명한 가수들의 노래를 들어보면 이 말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노래를 부르고 있는 것인지, 말 하고 있는 것인지...
말 하는 것을 생각하고 노래를 한다면 그것에 필요한 호흡과 근육의 긴장감, 시선 처리 문제, 손과 몸의 동작들 이런 것들이 자연스럽게 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악기 연주를 잘 하시는 분들을 보면 가사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깊이 있는 표정이나 몸짓과 함께 연주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하물며 그 곡의 모든 내용과 상황이 설명 되어있는 가사가 있는 곡을 부를 때 이것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좋은 연주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1900년대 초반 뛰어난 활약을 한 세계적 테너가 있다.
바로 ‘티토 스키파(Tito Schipa)'이다.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웬만한 유명 가수들이 같이 활동하던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그가 조명되는 것은 바로 정확한 발음이었다. 너무도 정확한 딕션 때문에 인쇄업자들의 원성을 받았다는 소문이 돌 정도로 알아듣기 쉬운 그의 발음은 오페라 관객들에게 별도의 대본이 필요 없도록 만들었다고 한다.

필자가 최근 만난 한 대학의 작곡 교수와도 비슷한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성악가들의 정확한 대사 전달에 관한 것이었다.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만한 한 소프라노의 앨범을 들려주곤 가사를 받아 적으라고 했단다. 하지만 학생들은 무슨 말인지 전혀 적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그 교수는 가수뿐만 아니라 작곡하는 본인에게도 책임이 있는 것 같다며 가수들이 가사를 잘 표현 할 수 있도록 작곡해야겠다며 본인의 작곡 방향성을 다시 설정했다고까지 말 하였다.
많은 사람들이 가사를 표현하는 ‘말하기’를 다른 기능적인 것들보다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에서 돌아서기를 바란다.

음악을 듣는 사람들도 내용을 제대로 전달 받아 그 음악을 즐길 권리가 있지 않은가?
우리 음악계 한 귀퉁이에서 음악의 본질을 제대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참 감격스럽기까지 하다. 작곡들과 가수들의 노력들이 클래식뿐만 아니라 모든 대중음악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의무를 다 한다면 삶 자체가 음악이고 노래인 우리 민족의 음악이 앞으로의 미래를 짊어지고 갈 수 있지 않겠는가?
세계 유명 콩쿠르에서 한국인들이 우승하는 일들이 많이 지고 있는 것을 봐도 과언은 아닐 듯 싶다.
이제 ‘말’ 해보자.

그것이 성악의 걸음마가 아닌가!

잘 걸은 다음 뛰어보자.

2012. 8. 23.

팝페라 그룹 트루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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