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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09-26 12:59
[월/컬럼] 박상하 교수의 연기 컬럼 - 배우(俳優, Actor), 누구이며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 ?
두번째 이야기 - 배우(俳優, Actor) - 특별한 존재 !

........................................................................박상하(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기과 교수)

그는 일상적인 인간이면서 비일상적인 인간이다.

무대라는 허구의 공간에서는 비일상적인 사람이고, 무대를 벗어나면 지극히 평범한 자연인으로 돌아간다. 그래서 한자로 배(俳)는 사람(人)과 아니다(非)라고 표기하고 있다. 또한 그는 무대라는 가상의 공간에서 관객에게 자신의 상황과 목표를 가지고 행동하는 사람으로 나타난다. 그리하여 영어로 배우는 ‘Act +or’이라고 적고 있다.

한편 배우는 발명가가 아니라 창조자이다.

인간의 창조는 조물주의 창조와는 다르다. 왜냐하면 완전한 무(無)에서 유(有)를 만드는 것은 아니기 때문인데, 그렇지만 배우의 일은 창조작업에 속한다. 그것은 배우의 창조작업이 종이에 누워있는 사람(작가에 의해 만들어진 등장인물)을 일으켜서 걷게 만들고, 담배를 피게 하고, 말하게끔 만드는 일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햄릿은 세익스피어가 만든 종이위의 사람이다. 이것을 배우라는 사람이 무대에서 행동하는 햄릿으로 만들어내어야 한다.

이러한 배우라는 특별한 존재는 정신과 신체로 이루어진 유기체이다. 그러나 정신은 어디에 있는가? 정신이라는 것은 너무나도 추상적이고 막연하기 그지없다. 허나 어디에, 어떤 형태로 있기는 할 것이다. 다만 알지 못할 뿐이다. 그래서 이것을 직접적으로 다루지는 말아야한다. 왜냐하면 자칫 잘못 건드리면 다아너마이트처럼 폭발하기 쉽고, 엉뚱한 곳에서 지멋대로 놀고 있을 가능성이 농후하고, 그렇지 않으면 아예 꼭꼭 숨어서 나올 생각도 안하기 때문이다.

피아니스트는 피아노를 치며 자신의 정신을 표현한다. 화가는 화선지에 붓으로 색을 입히며 자신의 정신세계를 전달한다. 그러나 배우는 몸을 사용하여 자신의 정신을 말하거나 구현한다. 이처럼 배우는 자신의 몸을 사용하여 무엇을 전달하는 사람이다. 몸은 구체적이고 막연하지 않다. 그래서 정신보다는 몸을 직접적으로 건드리고, 다루는 것이 훨씬 낫다는 것이다. 그것은 편리한, 용이한, 빠른 방법이다.

우리의 몸은 다섯 가지의 구체적인 신체기관을 통한 감각으로 이루어져있는데,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이 그것이다. 또 하나의 감각이 있는데, 그것은 위의 다섯 가지를 통합한 복합감각이다. 즉, 느낌(feeling)이다. 화가가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 붓, 팔레트. 화선지, 물감 등을 사용하여 자신의 예술작품을 완성해 간다면, 배우는 몸의 감각기관을 이용하여 자신의 예술작품을 실행한다. 따라서 배우는 이러한 감각을 십분 활용하여 실행, 즉 행동하는 사람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배우 - 인간이면서 인간이 아닌 사람, 창조자, 정신이 아닌 자신의 몸의 감각기관을 사용하여 무대에서 행동하는 사람이다.

2011. 9. 26

연기과 박 상 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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