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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09-21 01:17
[화/컬럼] 장베드로 교수와 함께 하는 음악 컬럼 - 라 스칼라 오페라 하우스의 입석표
첫번째 이야기 - 라 스칼라 오페라 하우스의 입석표 !!

.............................................................................장베드로 (백제 예술대학 음악과 겸임 교수)

나는 오페라의 본 고장이라고 하는 이탈리아에서 성악을 유학했다 역사와 전통이 있다는 밀라노 베르디 국립음악원에서 공부를 하였는데  세계 3대 오페라 극장 중에 하나인  라 스칼라 극장이 음악원과 가까운 곳에  위치하여  학교에서 레슨을 마치고는 자주 극장에 들러 오페라를 감상하곤 했다.
 
라 스칼라 극장은 세계적인 가수들이 노래하는 것은 물론 세계적인 오페라 극장답게 무대 디자인, 의상, 조명 ,그리고 가수들을 배려한 음향 등 그 어느 하나 부족함이  없을 만큼 완벽한 시스템을 갖추었다  그 완벽한 조화로움 속에서 공연 되어지는 오페라는 관객들에게 감동 그 자체 일 수 밖에 없다.
 
그런데 한가지 재미 있는것은 극장 맨 꼭대기 층에 위치한 입석 자리에서 보는 관객들의 수준인 것이다 라 스칼라 극장에서 오페라를 보기 위해서는 결코 만만치 않은 티켓값을 지불 해야 만 한다. 

가난한 유학생인 나에게는 매번 그렇게 비싼 티켓값을 지불하고서 오페라를 볼만한 여유가 없었다 그래서 극장측은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서 맨 꼭대기 층에 200명을  아주 저렴한 가격에 서서 공연을 볼수 있도록 배려를 해주었다. 공연 몇시간 전에 극장 앞에 선착순으로 줄을 섰다가 공연이 시작되면 앞 줄에서 부터 200명을 끊어서 극장으로 들여 보냈다. 그런데 이 줄에 서는 구성원은 나 같은 유학생이나 관광객도 있지만  대부분은 나이가 지긋한 할머니 할아버지들이었다.

공연이 시작되고 입장이 허락되면 서로 앞 줄에서 보기위하여 치열하게 계단을 뛰어 오르던 이들의 모습이 처음에는 우습기도 하고 낯설기도 했다 하지만 우습게만  여겨졌던 생각이 존경으로 바뀌는데는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이들의 오페라에 대한 관록과 연륜은 엄청난 것 그 이상 이었다 평생을 오페라만 보면서 살아온 그들은 그 모든 오페라를 다 외우고 있었다. 어느 유명한 지휘자는 어떻게 이 오페라를 지휘했고 몇년도에 어떤 가수는 이 배역을 어떻게 노래했으며  어느 유명한 연출가는 이 오페라를 어떻게 연출 했는지 다 꿰뚫고 있었다.
 
그렇게 박식한 관객들 앞에서 가수들의 실수는 결코 허용되지 않았다 유명한 가수 일수록 관객들은 냉정하게 평가를 했던 것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가수라 해도 공연 내용이 좋지 못하면  관객들은 바로 야유를 보낸다 물론 가수의 입장에서는 당황스럽고 야속하게 생각 되어지겠지만 멀리 봤을때 본인 스스로도 공연에 대해서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아 매회 좋은 공연을 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 준비하게 되는 것이다.

라 스칼라 극장이 세계적인 극장이 되기까지는 이러한 관록있고 수준있는 관객들의 저력이  밑바탕에 깔려 있는 것이다.

작년에 세종 문화 회관에서 공연 되어진 대형 뮤지컬을 보러 간적이 있다  외국 에서 히트한 대형 뮤지컬이 수입되어 공연 되어 졌다. 그날 주연 배우로 우리나라에서 팝페라 하면 누구나가 다 알수 있는 가수가 주연 배우로 나왔다.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인지 음정이 불안하고 공연 내내 연기도 불안했다 물론 몇몇 가수를 제외하곤  우리나라 대다수의 뮤지컬 가수들은 기초 발성이 튼튼하지 않아  고질적으로 음정과 호흡이 불안하지만 이날 공연은 대부분의 앙상블과 배우들이 객관적으로 좋은 공연을 펼치지는 못했다 그런데 지금도 이해 할 수없는것은 관객들의 반응인 것이다 공연이 끝나자 전원 기립 박수를 치고 있는것이다 그것도 열광적으로 ...

물론 가수를 사랑하는 마음을 안다 하지만 이 공연이 유명하다는  공연이니까 이 가수는 내가 좋아하는 유명한 가수니까 하는 식으로 무조건적인 자세로  공연을 대한다면 공연계는 인기와 유명세에 영합한 상업주의 공연만 판을 치게 될 것이다 실제로 티켓 파워가 있는 유명한 연예인들을 뮤지컬과 연극에 투입 시키는것이 이제는 공연계에 관례가 되어 버렸다.

공연의 3대 요소는 관객,배우, 무대인 것이다 수준 있고 질 높은 관객이  수준 높은 공연을 만드는 것이다.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기운이 맴돈다  집 앞에 감나무가 주황색으로 물들기 시작하는것으로 보아 가을이 성큼 다가온 것 같다 가을에는 늘 공연이 풍성하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지금 공연계도 어렵지마는  우리의 발 걸음을 공연장으로 돌리는 순간  제작자와 배우들은 더욱 수준있고 감동적인 공연을 선물하게 될 것이다 이 가을 우리 모두 멋진 관객이 되어 보면 어떨까...

2011. 9. 20.

장베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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