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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09-21 00:56
[월/컬럼] 박상하 교수의 연기 컬럼 - 컬럼을 시작하며 !!
첫번째 이야기 - 컬럼을 시작하며 !!

........................................................................박상하(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기과 교수)

러시아 현대희곡을 몇 편 번역하고 난 후, 2011년 4월 공연을 할 즈음에 최정복기자를 만났다. 20여년 가까이 공연을 해온 연출가로서 많은 문화부 기자를 만났기에 의례히 형식적인 만남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작품에 대한, 등장인물에 대한, 나의 이력에 대한, 차후의 작업방향에 대한 인터뷰에 나름 성의껏 준비하고 답변했다. 그런데 최기자는 그 이후로도 꽤 여러 번 러시아 현대희곡작가 O. 예르넵의 <예쁘고 외로운 여자와 밤을!>이라는 공연을 보러왔다. 공연을 올려놓고 극장 밖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최기자의 삶의 역사와 생각들을 듣고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생긴 건 이쪽과 맞지 않는데, 말을 섞을 수 있는 사람이네 !

대학로에서 한 달 간의 공연이 끝나고, 두 달 정도 지나 학교로 찾아 온 그를 만났다. 대뜸 부탁이 있단다. 현직 문화부기자로서 인터넷 신문을 발행하고자 한단다. 그래서 컬럼을 써달라고 한다. 그것도 일주일에 두 번의 원고를 말이다. 일주일에 두 번은 나에게 학교생활을 하지 말라는 소리냐고 묻고 나서, 방학 때는 일주일에 두 번, 방학이 아닐 때는 일주일에 한 번으로 하자고 협의했다.

몇 년 전에 『연기교육자, 연출가 박탄고프』에 관한 책과 『러시아 현대희곡-사랑』, 『러시아 현대희곡-그와 그녀』를 두 권 출판하고 난 뒤, 크리스티의 『스타니슬랍스키 배우교육』과 쉬흐마토프의 『무대 에튜드』를 10여년에 걸쳐 번역하여 막 출판사에 넘기려고 하던 차였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제 연기서 번역은 이정도로 끝내고, 간간이 괜찮은 러시아 희곡이 있으면 번역하는 것이 좋겠다. 대신 연기, 연출에 관한 나의 책을 써야겠다.

최기자의 컬럼 부탁은 절묘한 타이밍이었다.

이제 연기, 연출작업에 관한 나의 메소드를 글로 옮기는 일을 시작하려 한다. 거창하게 나의 메소드라고 쓰고 있지만, 실상 나의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오래전부터 스타니슬랍스키, 리 스트라스버그, 메이에르홀드, 쟈크 꼬뽀, 미하일 체홉, 예지 그로토프스키, 브레히트, 피터 브룩, 바르바, 스즈끼 등을 읽어 왔고, 모스크바에서 연기와 연출을 공부했으며, 그리고 현대의 동서양 연극을 수없이 관람했기 때문이다.

창조라는 것은 조물주만 가능한 것이 아닌가? 그러나 중요한 것은 보고, 듣고, 일을 하면서 나의 절실함과 흥미, 그리고 전문적인 작업의 세월이 나에게 용해, 축적되어 있는가 하는 것이다. 모스크바에서 수학 후, 한동안 내가 내뱉은 말은 스타니슬랍스키, 메이에르홀드, 박탄고프, 타이로프, 미하일 체홉의 언어이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지속적으로 연출작업과 학생배우들을 가르치면서 그들의 말은 일선에서 물러났고, 그 자리에 나의 생각과 말이 채워지기 시작했음을 인식했을 때 소름이 돋았던 기억이 생생하다.오랜 시간이 걸렸다.

컬럼은 두 부분으로 나누어 쓰고자 한다. 첫 번째는 <배우와 연기>에 대해서이고, 두 번째는 <연출>에 관해서이다. 첫 번째 부분이 많은 부분을 차지할 것이다.

배우는 누구이며 무엇을 하는 사람일까? 배우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연출은 누구이고 무엇을 하며, 배우와 어떤 관계일까? 그리고 그는 배우를 통해 무엇을 하는 사람일까?

구체적이지 않고 통쾌하지 않는 것은 컬럼에서 제외할 것이다.

자, 여행을 떠나보자!

2011. 9. 19.

돌곶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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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yruddl 12-09-18 13:35
답변  
시작
박하 22-10-12 12:21
답변  
이 귀한 걸 발견하다니...감사합니다, 잘 읽고 머리에 잘 새겨넣겠습니다. 존경합니다, 교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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